경찰서장회의 주도 류삼영 총경 대기발령..거세진 경찰 반발
권성동 “靑 밀실 인사권 행사엔 침묵하더니..정치 규합일 뿐”
우상호 “政, 권력기관 장악에 혈안..정부음모에 맞서싸울 것”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경찰 내부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여야가 이와 관련해 각기 다른 입장을 드러내며 정면충돌을 예고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경찰 내 반발을 향해 ‘선택적 분노’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과거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경찰의 ‘선택적 분노’라는 것.

반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권력기관 장악에 혈안이 돼 민생을 나몰라라 한다고 직격하며, 현 정부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권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경찰청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해 경찰국 신설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류삼영 총경(전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 했다. 

경찰청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총경급 회의와 관련해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모임 자제를 촉구하고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임을 강행한 점에 대해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복무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참석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경찰 내부에서는 해당 조치와 관련해 반발 기류가 확산되는 상황. 팀장급인 경감과 경위 역시 회의 개최 등의 집단 행동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경찰청은 행안부 소속 외청으로서 행안부 장관은 경찰 인사에 대한 제청권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그동안은 청와대 민정수석과 치안비서관이 실질적 인사권을 행사하며 행안부 장관의 인사 제청권은 형해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바로 잡아 청와대 밀실 인사가 아닌 투명하고 객관적 인사 검증을 하자는 것이 경찰국 신설의 본질”이라며 “경찰은 정부 조직의 하나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정부의 지휘를 받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 지원 부서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누가 봐도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또한 권 원내대표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당시 경찰은 권력의 경찰 장악이라고 비판하지 않았다며, 이런 경찰이 정치적 중립을 찾는다고 수긍할 국민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보라.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친구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와 울산 경찰은 야당 소속 울산시장에 대한 기획 수사를 했다”며 “하명 수사의 핵심 인물인 당시 울산경찰청장은 여당인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바로 현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당시 경찰은 권력의 경찰 통제, 경찰 장악이라고 비판하지 않았다. 이번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 역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이런 경찰이 새삼 정치적 중립을 찾는다고 수긍할 국민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집단 행동에 앞서 경찰은 제복과 양심에 손을 얹고 자문해야 한다. 그동안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였는가, 권력의 지팡이였는가”라고 반문했다.

강학선 청주 청원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학선 청주 청원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 위원장은 류 총경 대기 발령 사태와 관련해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민생 위기 심각하다. 모름지기 정부·여당은 민생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오히려 권력기관 장악에 혈안이 돼서 민생을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국민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서장들이 모여서 경찰의 중립성을 위반하고 있는 법령에 대해 걱정을 나누는 회의를 했다고 해서 바로 대기발령하고 후임을 그날로 바로 임명하는 전광석화 같은 모습은 국민이 매우 실망스러워할 만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의 한 번 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더군다나 아직 임명받지 않은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런 행위를 해도 되는 것인지 그런 권한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우 위원장은 법률적 대응 등 다각적인 대응을 통해 현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그런데 갑자기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서 이 문제에 올라탔다. 비서실장이 올라탔다는 것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이 문제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올라탔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다. 하필이면 대통령 비서실장의 첫 등판이 경찰 장악 관련 일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관련된 기구를 원내 TF수준에서 당 차원의 기구로 격상시켜서 확대 개편하겠다”며 “그리고 법률적 대응, 각종 국회 내에서의 현안 대응 등 다각적 대응을 통해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에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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