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신호 칼럼리스트]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어 펜을 들었다.

요즘 정세를 되짚어 보면 정말이지 ‘권력’은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재삼 깨닫게 된다.

흔히 시쳇말로 ‘그 사람의 인격을 알고 싶으면 노름을 같이 해보면 안다’는 말이 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 중 하나인 ‘돈’이 걸려있는 문제에서 근본적인 성격이 표출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권력 역시 이와 같이 비슷한 궤를 유지하고 있는 듯싶다. 무릇 인간은 ‘나설 때와 물러설 때’가 깔끔하고 아름다워야 한다.

최근 대한민국의 최고 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보며 선인들의 지혜로운 옛말들이 틀림이 없음을 실감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집안이 가장 좋은 집안이 되기를 원하고 자신이 가장 훌륭하게 성공하기를 원한다.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일 것이다.

더욱이 권력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한 인간을 평가하려면 그 사람이 권좌에 올랐을 때와 물러났을 때의 처세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은 나아갈 때 보다 물러날 때를 정확히 알고 실행해야 그야말로 명예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박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그는 전혀 ‘명예로운 삶’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일반인도 아닌 정치인, 특히 한 나라의 수장이라는 가장 높은 권좌까지 올랐건만 막상 그 행태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故 이승만 대통령도 부정부패 낙인이 찍혀 물러날 때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물러난다”는 말을 남기고 당시 경무대를 떠났다. 대한민국의 ‘국부’라 불리던 한 사람의 마지막 모습이었던 것.

프랑스의 콧대 높았던 드골 전 대통령은 국민투표에서 패하자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물러나겠다”는 말과 함께 아무 미련 없이 대통령직에서 내려왔다.

국내·외를 통틀어 봐도 현재 박 대통령의 행태는 ‘정치인’으로서 도저히 이해하기, 아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故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과의 맞짱뜨기’와는 백팔십도 다른 모습으로 ‘검찰과 맞짱’을 뜨려는가 하면 아예 국민들과도 ‘맞짱뜨기’에 여념이 없다. 새누리당의 친박진영에서 조차도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제 박 대통령에게 남은 ‘명예’는 없어 보인다.

김신호 법무법인 동북아 대표 변호사

지난 대선 때 꿈과 희망을 안고 자신을 지지했던 국민들마저 등을 돌린 시점에서 오직 ‘버티기’ 하나만으로 청와대를 지키고 있는 박 대통령의 모습에서 더 이상 ‘명예스러운 정치인’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대통령 박근혜’가 아닌 ‘피의자 박근혜’라는 불명예만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추락할 곳도 없는 지지율, 매주 광화문 광장을 뜨겁게 달구는 촛불 등을 생각해보면 이제 박근혜 대통령도 그만 자신의 ‘명예’를 추슬러야 할 때이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옛말이 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한다.

국민들과 ‘배수의 진’을 치고 한판 승부를 벌이려 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옥좌를 포기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더 이상 대한민국과 국민들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음 대통령은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과 희생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이 탄생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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