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3년간 국회의원 90여명에 총 4억3000만원 후원한 혐의

황창규 KT 회장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선미 기자]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된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황 회장을 오는 17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소환해 조사한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KT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인자금으로 국회의원 90여명에게 총 4억3000만원을 불법 후원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를 시작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또 법인·단체와 관련된 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KT는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사는 것처럼 속여 결제한 후 현금을 받는 이른바 ‘상품권깡’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만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KT의 불법 후원금은 관련 현안을 다루는 정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집중됐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관측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회사 경영의 총 책임자인 황 회장이 지시하거나 보고받는 등 관여한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 경찰은 지난 1월과 2월 KT 분당 본사와 광화문지사, KT커머스 등 총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이후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갔다.

한편, 경찰의 이번 조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황창규 체제 흔들기’라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이동통신 업계에서 상품권깡으로 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을 후원하는 것은 재계 관행처럼 자행돼 왔다는 이유에서다.

황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해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각계각층에서 황 회장의 자리를 노리면서 정치적인 흔들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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