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 세대들의 외로움 단순히 사전적 의미 아닌 생존을 위한 ‘선택’
연소득 높을수록 이성교제 경험多..행복 지수 및 요소별 만족도 영향

[공공뉴스=이상호 기자] 1인가구 증가는 단순히 시장경제의 변화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관계’의 중요성을 말한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사회적 빈곤이 증가하면서 여러 가지를 포기하는 이른바 N포 세대의 증가는 심각한 문제다. 사회가 그들에게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관계재’를 포기하는 N포 세대들에게 외로움은 단순히 사전적 의미의 ‘혼자가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이 아닌 생존을 위해 선택해야 하는 감정이 된다.

김문조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이와 관련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줄 사람이 있느냐’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끝에서 두 번째”라면서 “우리는 상부상조한다고 하고, 만나는 사람도 많지만 정작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 진심으로 위로해줄 사람은 별로 없다.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재가 굉장히 취약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빈곤의 외로움은 결국 리얼돌이나 섹스로봇 같은 성산업 발달과 연계될까? 스티브 매퀸 감독의 ‘셰임’(Shame)의 한 장면 <사진=뉴시스><br>
빈곤의 외로움은 결국 리얼돌이나 섹스로봇 같은 성산업 발달과 연계될까? 스티브 매퀸 감독의 ‘셰임’(Shame)의 한 장면 <사진=뉴시스>

◆미혼남녀의 행복 지수와 요소별 만족도 ‘교제여부’ 큰 영향

취약한 관계재는 남녀 이성사이를 살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올해 초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전국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연구한 ‘연애와 행복’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연소득이 높은 남녀일수록 이성교제 경험이 더 많았다.

연소득별 이성교제는 2000만원 미만 1.88회 2000만원~3000만원 3.32회 3000만원~4000만원 3.97회 4000만원~5000만원 3.74회 5000만원 이상 4.35회로 나타났다.

이성교제 경험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2000만원 미만이 36.8%로 눈에 띄게 높았다. 또한 미혼남녀의 행복 지수와 행복 요소별 만족도는 ‘교제여부’에 큰 영향을 받았다.

행복 지수는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일 때 61.9점으로 가장 높았다.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교제 중일 때 행복지수는 55.74점, 교제하지 않을 때 행복지수는 50.7점이었다. ‘솔로’는 전체 평균치(54.95점)에도 못 미쳤다.

연구에 참여한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 측은 “미혼남녀가 사랑을 하고 있으면 행복도가 올라간다는 것을 이번 보고서를 통해 확인했다”며 “삼포세대(三抛世代), 육포세대(六抛世代)가 현실이지만 청년들의 행복을 위해 관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사랑과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면서 나타나는 문제는 다양하다. 혐오를 시작으로 이것이 범죄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목격된다.

리얼돌 <사진=YTN 뉴스 캡쳐>
리얼돌 <사진=YTN 뉴스 캡쳐>

◆리얼돌과 섹스로봇과 연계?..후끈 달아오른 ‘리얼돌’ 논쟁

한국 사회의 경제력 차이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더욱 양산하고, 이것이 또 다른 불평등을 낳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최근 논란이 일었던 리얼돌과 섹스로봇과 연계한다면 어떨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리얼돌이나 섹스로봇의 다양화를 막을 수 없다고 진단한다.

독일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리얼돌을 포함한 섹스토이 시장 규모는 2015년 208억 달러(약 23조 1200억원)로 조사됐고 오는 2020년엔 그 규모가 약 39% 성장한 290억 달러(약 32조 2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원기 한림의대 비뇨의학과 교수는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성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해 “섹스로봇이 가져올 여러 가지 병폐에도 불구하고 섹스로봇 시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면서 “인간의 본능을 죽여서는 안되고 규제해야 한다. 그런데, 그 본능을 규제하는 일은 그 본능을 죽이는 일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윤리적, 사회적으로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얼마나 허용할 것인지,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회에 참석한 한진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 역시 “대개 법률이 기술 발전의 수준을 못 따라간다”면서 “로봇과의 결혼이 가능할지, 로봇과의 성관계가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지, 성매매특별법으로 처벌해야할지, 아동형태의 로봇은 아청법으로 처벌이 가능할지 등등 법적·윤리적 문제가 산재해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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