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이 양아치 죽인 사건..반성도 미안하지도 않다”
전문가 “반성 아닌 억울한 부분 호소하러 자수했을 것”

[공공뉴스=이상호 기자]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이다.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다”

지난 21일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의 피의자 장대호(39)가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신상공개 이후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죄를 지었다. 반성하고 있지 않다”면서 “(피해자 가족들에게) 미안하지 않다”고 밝혔다.

모텔 투숙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한강에 유기한 피의자 장대호가 21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모텔 투숙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한강에 유기한 피의자 장대호가 21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같은 장대호의 태도에 경찰이 “죄송하다”면서 말을 막아서자 그는 “왜 못하게 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어 장대호는 “고려시대 때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다”면서 “정중부는 그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무신정변을 일으킨 당일 잡아 죽였다. 그냥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것 같지만, 당사자한테는 상대방을 죽일 만큼의 큰 원한이다”라고 말했다.

자수 이후 그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남긴 글들을 종합해 보면 장대호는 과거 다양한 직종을 거쳤다.

그는 게임개발·푸드트럭·새우잡이배 선원·모텔종업원으로 일했고, 삼국지와 한국사에 관심이 깊었다. 또 안락사에 대해서도 ‘열성 유전자’라고 지칭하며 자신도 같은 부류라고 밝히기도 했다.

학교 폭력에 관해서 장대호는 “싸움을 안 하겠다는 것은 영원히 괴롭힘을 당하겠다는 계약”이라면서 “의자 모서리로 상대 머리를 정확히 찍어야 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장대호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일한 자신만의 영역이었던 모텔에서 통제되지 않은 손님에게 영역을 침범 당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그는 10여년 동안 모텔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진상고객 유형별 대처 요령’이라는 글을 남긴 장대호는 “진상고객부터 폭력배, 공갈범까지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손님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반적으로 반사회적인 태도를 읽어낼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내용도 폭력적”이라며 “스스로를 실제 자아보다 과장해서 지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히 과대한 지각을 하는데 현실은 그것을 인정을 안 해 주는 부분에서 오는 피해 의식 같은 게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장대호의 자수와 관련해서도 “자수를 한다는 것은 뭔가 좀 나중에 관대한 처분이라도 받아보겠다는 취지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별로 죄의식이 없어도 눈물을 흘리면서 호소를 한다든가 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장대호의 자수는) 억울한 부분을 호소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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