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낙하산’ 의혹 이어 올해 ‘청년인턴’ 부당개입 도마 위
취임 후 잇단 잡음에 책임론도 대두..역할 및 의지 중요 지적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사장이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의 화살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코트라 내 외국인 투자유치업무를 담당하는 인베스트코리아의 대표 장상현씨 선임과 관련해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올해는 지난해 청년인턴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비리행위가 적발된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른 것.

2년 연속 공사의 임직원 채용 관련 이슈가 정치권의 지적의 대상이 되면서 권 사장의 책임론도 대두되는 모양새다.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 사진=뉴시스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 <사진=뉴시스>

◆청년인턴 채용비리 적발..특정인 배려 특혜에 기준도 제멋대로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트라로부터 제출받아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트라에서 ‘청년인턴 채용’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자들이 징계를 받았다.

2018년 6월 이사 A씨는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지인으로부터 특정인이 청년인턴으로 지원한 사실을 듣고 직원들에게 채용 과정에 특정인에 대한 배려를 요청했다.

A씨의 요청을 받은 팀장과 부장은 청년인턴 담당 직원에게 특정인이 채용되도록 여러 차례 협조를 요청했으며,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후 코트라는 관련된 임직원에게 인사통보, 견책 등 징계성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코트라 내부적으로 청년인턴 채용의 기준과 절차도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트라는 2017년까지 청년인턴 채용의 특별한 기준 없이 주관 부서의 담당자가 판단해 추천하도록 운영해왔다.

지난해에는 순위(영어시험, OA자격증, 제2외국어, 디자인자격증, 지역인재우대 등)를 정해 상위자를 순서대로 추천하는 기준 마련했다. 그러나 채용 절차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해 1기와 2기 청년인턴 추천 때 채용요청부서의 추천 요청 66건 중 17건에서 상위 순위자가 자기소개서 부실 등의 이유로 후보자에서 제외되고 후순위자가 추천됐다.

아울러 면접 때 부서장 불참, 면접인원(3인) 부족, 면접결과표 누락 등 관련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청년인턴제도 현장체험 기회, 일정 수준의 급여 등 여러 혜택도 있을 뿐 아니라 치열한 스펙 경쟁을 감안할 때 코트라와 같은 공공기관의 인턴 경력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청년인턴이라 하더라도 정직원 채용과 같이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선발돼야 한다”며 “코트라 이외의 여러 공공기관에서 청년인턴 제도가 운영되는 만큼 각 기관들이 청년인턴 채용의 기준과 운영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DJ 손녀사위 ‘낙하산’ 의혹 증폭..권평오 사장 책임론도 부상

한편,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불리는 국감은 한 해 동안 정부나 각종 공공기관 등이 제대로 운영됐는지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확인하고 견제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코트라는 수출과 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으로, 2018년 4월 취임한 권 사장에게는 올해가 두 번째 국감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코트라 국감에서는 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선임을 둘러싼 채용비리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코트라는 지난해 8월 장상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선임했지만,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장 대표의 42세에 불과한 나이와 부족한 경력을 문제 삼아 ‘낙하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장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손녀사위라는 점을 들면서 “이것 때문에 연봉 2억4000만원 짜리 자리에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권 사장은 “김 전 대통령 손녀사위라서 선임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청와대의 청탁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채용 당시 기준이 해외 투자 관련 회사 책임자급으로 기준에 부합했다”며 “나이 부분은 면접 심사 후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고, 이에 대한 인사 검증도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권 사장은 과거 제기된 채용비리 의혹을 국감장에서 직접 일축했고, ‘청년인턴 채용’에 부당 개입한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즉각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취임 후 채용 관련 문제가 국감에서 잇따라 오르내린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공기업 내부에서 채용과 관련된 비리가 과거부터 관행처럼 이어져오고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끊이질 않아 불똥이 튈 우려도 나온다. 

권 사장은 취임 초부터 불필요한 관행 등을 최소화하는 코트라 내부 혁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비슷한 잡음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권 사장의 역할과 개선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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