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평안남도 일대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 발사
관계 해빙무드 찬물..민주 “유감”-한국·바른 “철저한 두 얼굴”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북한이 31일 오후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올해 들어 이번까지 총 12번째이자, 지난 2일 이후 29일 만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고(故)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대해 전날(30일) 조의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상황. 그러나 만 하루도 안 돼 돌변한 북한의 태도에 여야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북한의 조의문 전달로 경색됐던 남북관계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지만, 이 같은 해빙 무드에도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10일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10일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후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이달 2일에도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한 바 있다.

한미 군 당국은 현재 북한의 발사체의 비행 거리와 고도, 속도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이번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발사체가 육상에서 해상으로 발사된 점으로 미뤄,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날 북한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여야 정치권은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모친상 중인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전달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무력시위를 재개했기 때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故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 위원장이 30일 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며 “김 위장은 조의문에서 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조의문은 전날 오후 판문점을 통해 전달받았으며 밤 늦은 시각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문 대통령에 직접 전달됐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내온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한반도 전역을 긴장하게 하는 북한 군부의 발사체 발사는 매우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를 두고 북미 대화를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떠한 이유든 군사 행동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조성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북한은 자신의 입장을 군사적 수단을 통해 나타내기보다 평화적 방법을 통해 관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하며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하며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 상중 북한의 발사체 도발, 이것이 북한의 야만성”이라며 “앞에서는 조의문을 보내고 뒤에서는 발사체를 쏘는 공산독재왕조의 철저한 두 얼굴, 반인륜성을 보여주는 희대의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상중에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치적인 것을 떠나 이것이 대북 문제에 올인하다시피한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북한의 패륜적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도발 위협수위가 점차 고조되는 상황과 이를 초래한 김정은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상중임을 뻔히 알면서도 북한은 만 하루도 안 돼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앞에선 손 내밀고 뒤로 뒤통수 치는 것이 진짜 북한의 모습”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청와대는 짝사랑을 멈추고 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끌려 다녀서는 정상적인 남북관계를 만들어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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