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청와대 국민청원 등 CI 변경 반대 목소리 쏟아져..격한 반발에 로고 교체 중단
1902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 발표..불공정·역차별 논란 현재진행형

[공공뉴스=박수현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가 바람 잘 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른바 ‘인국공 사태’라 불리는 인천공항의 보안 검색 요원 정규직 전환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데 이어 이번엔 새 로고(CI) 시안 때문에 구설에 오른 까닭.

새 CI는 지구와 한반도, 불사조를 형상화한 모습이다. 이는 ‘대한민국을 닮은 불사조처럼 세계를 무대로 날아오르는 혁신 기업을 상징한다’는 의미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직원들 상당수는 새로운 CI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중국항공사 CI나 ‘국정농단’ 관련 미르재단 CI와 상당히 비슷해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새 CI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인천공항 측은 “자체 토론회를 수차례 열어 검토한 결과 CI로 적절치 않아 추진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고를 둘러싼 논란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지만 인천공항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수습에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왼쪽부터) 논란이 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새 로고, 기존로고. <사진=커뮤니티 게시글 캡쳐, 홈페이지 캡쳐>
(왼쪽부터) 논란이 된 인천국제공항공사 새 로고, 기존로고. <사진=커뮤니티 게시글 캡쳐, 홈페이지 캡쳐>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CI 논란은 지난 16일 인천공항이 곧 발표 예정이라는 새 시안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왜 바꾸는지 이해할 수 없다” “세금 등쳐먹기 가장 좋은 수다” “중국 냄새가 난다했더니 에어차이나(중국 항공사) 로고와 비슷하다” “치킨집 로고 같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인천공항 사내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까지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빗발친 것.

교체에 필요한 예산까지 들여가며 로고를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면서 경영진을 질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구본환 사장의 질주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청원인은 “반대여론이 빗발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의 얼굴이자 상징인 CI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예산 등 여러 문제가 산적돼 있는데 상의없이 진행한다.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으로서 방만한 경영”이라고 꼬집었다.

브랜드·마케팅 전문가인 손혜원 전 열린민주당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손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인천공항에 아는 분도 없고 디자인을 누가 했는지도 전혀 모르지만 시안으로 돌아다니는 저 디자인은 단연코 나쁜 디자인”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흔히 디자인의 퀄리티는 계량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요리사들이 신선한 음식 재료를 정확히 선별하듯 디자인의 가치도 전문가 눈에는 쉽게 판별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별수 없이 제가 또 나선다”고 덧붙였다. 손 전 의원은 소주 ‘처음처럼’·‘참이슬’, 홍삼 ‘정관장’, 밥솥 ‘쿠첸’ 등 유명 브랜드를 제작한 브랜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손 전 의원은 새 CI에 대해 “조형적으로 문제가 많고 좌측 방향성으로 인해 활용이 불편한 로고”라며 “목이 굵고 살찐 저 새가 불사조라니. 아무도 본 적 없는 새를 저렇게 구체적으로 그리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로고가 백배 이상 더 괜찮다”며 “더 이상 분란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접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인천공사가 개항 20주년을 맞아 CI를 교체하겠다고 나섰지만, 내외부의 격한 반발에 로고 변경 계획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인천공사 측은 자체 토론회 등을 진행한 결과 새 CI가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최종적으로 폐기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CI 변경 논란 이전 인천공항은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한다고 발표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불공정한 방식으로 일부에게만 특혜를 주는 ‘역차별’이고,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에게 큰 불행을 안겨준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정규직 노조와 보안 직원 일부도 직원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은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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