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주차된 차 안서 모자 숨진 채 발견..경찰, 생활고 시달리다 극단 선택 추정

[공공뉴스=박혜란 기자] 코로나19로 주식 열풍이 불면서 주식 입문자가 급증하며 ‘주린이’(주식 어린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주식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투자했다가 돈을 날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내외에서 들려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3월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17일) 주식 투자 실패한 어머니와 사업 실패한 아들이 부산 기장군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사건 관련, 타살 정황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자세한 사항에 대해 수사 중이다.   

앞서 17일 오전 한 남성은 112에 전화해 “어머니와 형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라며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어머니와 형 명의의 휴대전화를 위치 추적해 이들이 부산 기장의 한 해수욕장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날 오후 한 주민은 경찰에 “해수욕장에 아침부터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성인 2명이 있다.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라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처음 신고한 남성인 둘째 아들을 통해 승용차 안에 숨져있던 모자(母子)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30대 아들은 사업 실패로, 50대 어머니는 주식 투자 실패로 상당한 채무가 있어 이 둘은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 등 외신은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20대 남성이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돈을 투자했지만 돈을 잃은 것으로 착각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를 보도했다.

지난해 6월11일 앨릭스 컨스는 로빈후드(주식투자앱)을 통해 풋옵션(옵션거래에서 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특정 시점에 팔 수 있는 권리)거래를 했다가 잔고 금액에 마이너스(-) 73만달러(약 8억2000만원)가 뜨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풋옵션을 행사하면 복구할 수 있었으나 이를 몰랐던 컨스는 막대한 빚을 졌다고 생각해 로빈후드 고객센터에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자동응답 이메일만 받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컨스의 부모는 “로빈후드가 이용자들에게 투자 관련 내용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고 자동응답서비스만 운영하는 등 고객 대응이 부족했다“라며 ”어린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로빈후드의 전략 때문에 아들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라며 로빈후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2018년 1월 한국에는 서울 한 주택에서 가상화폐에 1000만 원가량을 투자한 30대 회사원이 돈을 날리자 죽음을 택했고, 같은 달 31일 부산에서 20대가 같은 이유로 우울증을 겪다 방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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