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배우조합상 수상 이후 제74회 英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쾌거

[공공뉴스=박혜란 기자] 영화배우 윤여정이 최근 미국배우조합상(SAG) 수상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도 받았다. 이에 오는 26일 열리는 오스카상(미국 아카데미상)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단 분석이 나온다.

<자료=KBS 유튜브 영상 캡처>

윤여정은 12일 오전 3시부터 진행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영화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 역할을 연기한 윤여정은 이번 시상으로 영화 ‘미나리’ 관련 트로피를 총 37개 수상했다. 

이날 비대면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안녕하세요 영국. 나는 한국배우 윤여정이다”라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에 올라 매우 영광이다. 아니 이제 후보가 아니다”라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이번 시상식에는 특별히 고맙다. 고상한 체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날 좋은 배우로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농담을 섞는 여유를 보였다.

이러한 수상소감에 버라이어트지는 시상식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여정에 “그다지 칭찬은 아닌 (그러나 아마 매우 정확한) 시각이 개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냐”는 질문했다.

이에 윤여정은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에 배우로서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십을 했다”며 “모두 고상한 체한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안 좋은 식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영국은 역사가 길고 자부심이 있어 아시아 여성으로서 고상한 체한다고 느껴졌다. 그게 내 솔직한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버라이어트지는 윤여정에 “SAG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받으며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윤여정은 “그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니 묻지 말아 달라”고 크게 웃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윤여정의 수상소감에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 두가지가 모두 나왔다.

에드가 라이트 영국 영화감독은 “그 말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며 인디펜던트지는 전했고, BBC 영국 공영방송은 “윤여정이 브로큰잉글리시로 소감을 말하며 (영국인)을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브로큰잉글리시는 잘못 알고 사용하는 비영어적 표현을 가리켜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콩글리시’와 의미가 비슷하다. 

<자료=중앙일보 유튜브 영상 캡처>

한편, 미나리는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이 하루하루 뿌리내리며 살아가는 여정을 잔잔하게 담은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할머니 순자도 먼저 도착한 가족을 따라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싸 들고 합류한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졌다. 지난달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그는 자신의 딸을 안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정 감독은 “여기 있는 내 딸이 영화를 만든 큰 이유”라며 “미나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언어는 단지 미국의 언어나 그 어떤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다. 나 스스로도 그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며 물려주려고 한다. 서로가 이 사랑의 언어를 통해 말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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