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인영 칼럼니스트] 도심을 붉게 물들였던 가을이 서서히 물러가고 영하의 추위와 함께 겨울이 찾아왔다. 푹신한 소파에 몸을 묻고 따듯한 차 한잔과 더불어 잊혀진 LP음악이 생각나는 날이다.

문득 故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라는 곡이 떠오른다. 우수에 젖은 감정이 베어있는 그의 음색으로 무심하게 툭툭 뱉어내는 가사와 함께 묻어나오는 외로움과 울림이 이 계절과 잘 어우러질 것만 같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꽁꽁 얼어붙은 이 겨울은 지난해와는 또 다른 헛헛함이 있는 듯 싶다. 우리 음악업계도 무척이나 어려운 지난 2년을 지내왔다.

음반제작사는 물론이고 각종 문화행사 기획업체에서 작은 이벤트업에 종사하는 모든이들이 늘 한 겨울 같은 시간을 보내왔다. 대중음악계에 종사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 무척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종편채널 및 공중파 채널에서 그나마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다수 관련업계에 미치는 코로나 한파의 영향은 매우 크다.

또한 음악업계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화돼 자칫 우리 대중음악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든다. 대중은 스타를 원하고 또 음악업계 종사자들 역시 스타를 만들어내야만 소위 ‘살림이 피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과거에는 우리나라에도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고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과 이에 관련된 산업 역시 그런대로 그 명맥을 이어왔다.

최근처럼 대중음악 관련 업종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면 우리 대중음악의 근간을 이루고 있었던 무대 뒤 뮤지션들이나 관련 산업의 쇠퇴는 말 할 것도 없고 결국은 다양한 음악과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절박감마저 들 정도다.

다행이도 지난 1일부터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에 우리 사회는 물론 암울한 혹한기를 견뎌왔던 음악업계도 조금씩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LP시대를 거쳐 CD시대, USB시대로 음반시대에서 음원시대로 우리 대중음악계도 무척 빠른 변화의 시간들을 겪어왔다. 그러면서 생존의 방식이 바뀌었고 스타덤에 오르는 방법도 변해왔다.

하지만 정작 바뀌지 않는, 바뀔 수 없는 사실 하나는 그 바탕에는 아직 ‘사람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본은 바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김인영 한국디제이클럽 회장
<김인영 한국디제이클럽 회장>

‘위드 코로나’ 3주만에 다시 코로나한파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모처럼 정부와 전 국민이 힘을 모아 어렵사리 만들어낸 ‘위드 코로나.’ 이의 지속을 위해서 우리 대중음악계도 미리 축포를 터트릴 일은 아닌 것 같다.

늘 우리가 그래왔듯 힘들수록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Rod Stewart의 Sailing처럼 ‘자유를 찾아’ 대양을 가로지르고 폭풍우를 지나는 꿋꿋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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