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빅컷 이후 1년8개월 만..금융 불균형 심각 판단
경제 회복세·백신 접종 확대 등 불구..대내·외 불확실성 여전

[공공뉴스=정진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면서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제로금리 시대가 1년8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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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앞서 한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침체 가시화로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바 있다. 이후 올해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 포인트 인상한 뒤, 10월에는 0.75%로 동결한 바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대로 올라서는 등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를 웃도는 상승세 지속, 가계부채 급증, 부동산 가격 등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예정보다 빠르게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의향을 내비친 점도 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

연방준비제도가 현지시각 24일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록에 따르면, 다수 참석자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보다 계속 높을 경우 예상보다 빨리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

이 밖에 백신 접종 확대와 국내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는 점, 4차 유행에 따른 경제, 소비 지표도 개선되고 있는 상황.

한은은 그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여러 대내·외 여건 변화가 금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경기회복 흐름이 우리 예상을 벗어나는지 짚어볼 것”이라며 “경기회복 흐름이 금통위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11월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창궐 후 최대치인 4000명을 넘어섰으며, 인플레이션 우려에 기관 매도세가 이어져 코스피 3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아울러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0%로, 2022년은 3.0%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또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기존 2.1%에서 2.3%로 높였으며, 2022년 2.0%, 2023년 1.7%로 각각 예상했다.

한편,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내년 추가 인상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앞서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완화된 통화정책 방향을 적절히 정상화한다고 밝혔기 때문.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2022년 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는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적 대출금리는 1%대 이하로 이자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11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상 결정 후 내년 1~2월 1.25%로 추가 인상 시그널도 함께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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