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환노위 국감서도 같은 발언에 결국 퇴장 조치
라디오 인터뷰서 “신영복 사상이란 것, 김일성 사상”
野, 김 위원장 사퇴 및 인사권자 尹대통령 사과 촉구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 주의자’라는 자신의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 디셉션 당시 100여개국 정상을 앞에 두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는 신영복”이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며, 그래서 문 전 대통령이 ‘김일성 주의자’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사퇴와 함께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을 예방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13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진행자로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면, 확실하게 문 전 대통령은 김일성 주의자’라고 했는데,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네,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목소리 높여 항의했고, 결국 김 위원장은 국감장에서 퇴장 조치됐다.

이같은 해프닝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은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해당 주장의 근거에 대해 “신영복 사상이라는 것은 김일성 사상”이라며 “신영복 선생의 사상은 김일성 사상이고, 김일성 사상을 자기 사상으로 아는 신영복 선생의 사상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김일성 주의자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가 ‘신영복 선생의 그 사상 때문에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왜 아니라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김 위원장은 또 그가 경제·사회·노동계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경사노위원장이란 위치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비판이 이어지자, 즉각 반박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막 디셉션에서 당시에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 그리고 김영남, 북한의 김여정을 앞에 두고, 세계 100여 개국 정상을 앞에 두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는 신영복’이라고 공개적으로 전 세계에 공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도 김여정과 김영남 앞에서”라며 “속으로 생각한 게 아니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올림픽, 동계올림픽 주최 대통령으로서 그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그래서 김일성 주의자”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어제 국감 하루 전날에도 저는 민주노총의 산별위원장과 저녁식사도 하고, 계속 같이 이야기했다”며 경사노위원장 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의자 밑에서 우리 국민이 지난 5년간 살았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저는 아주 악몽 같은 5년을 보냈다”고 답변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민주당은 같은 날 윤 대통령을 향해 김 위원장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며, 김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제4차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말하면서 야당 의원을 간첩으로, 전직 대통령을 김일성 주의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앉힐 수는 없다”고 각을 세웠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김문수 위원장의 극우 혐오 선동에 동의하는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어제는 김문수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퇴장했지만, 다음은 역사에서 퇴장할 순서”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결단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오 대변인은 “노동 혐오와 극우 이념에 찌든 시대착오적인 인물을 사회적 대화를 위한 경사노위 위원장에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도는 대체 무엇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를 모독하고 전임 대통령을 모욕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김문수 위원장을 임명한 것인지 답해야 한다”며 “어제 국감장을 파행으로 몰아갔듯, 사회적 대화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려는 목적이냐”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국민을 모독하고 편향적 이념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김문수 위원장은 사퇴만이 답”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 환노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을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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