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이어 바이오에서도 초격차 노림수 띄워
2주년 정의선 체제, 커넥티드카 정조준 SW 적극 투자
혁신 통한 글로벌 위기 돌파력, 3세대 경영인 어깨에

[공공뉴스=임혜현 기자] 글로벌 경제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재계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재계순위 상위권인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신성장에 방점을 찍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들 그룹은 3세대 경영 시대를 맞았다는 공통점도 가진다. 이미 수성엔 성공했고, 또 한 차례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회장 승진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4일로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각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제공=각사>

글로벌 규제 한숨 돌렸지만..큰 틀 경제 안보 전략 시급

기획재정부가 지난 12일 개최한 2022년도 제3차 미래전략포럼에서 김양희 대구대 교수는 “세계 경제질서의 무게중심이 효율성에서 회복력으로 이동했다”면서 기존 패러다임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개별 현안에 단편적·일회적으로 대응하기보다 한국형 경제 안보 전략을 수립해 원칙적이고 일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기업을 옥죄던 시험은 다소 완화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전방위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최근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서는 1년 동안 유예 조치를 내렸다. 미국 정부에 허가를 신청하지 않고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한숨 돌린 것.

주미 한국대사관 등 정부 각 기관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 해법을 놓고 미국과 논의 중이다. 

특히 IRA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소지가 있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주고받기에 적극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가 오는 11월4일까지 시행령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고, 현대차 미국 공장이 가동되는 2026년까지 보조금 지급 조항을 유예하도록 한 라파엘 워녹 미 연방 상원의원의 수정안도 해법이 될 전망이다.

골든타임이 늘기는 했지만, 전례없는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가 보지 않은 길을 전제로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숙제의 부담은 여전하다. 재계의 대처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반도체 경쟁력 거머쥐고 바이오 도약 ‘7.5조 투자’

삼성전자는 이달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행사에서 5세대 10나노급 D램을 내년 양산하고,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울러 파운드리 투자도 적극 모색, 반도체 부문에서의 초격차를 유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그런 한편 삼성그룹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에도 눈길을 주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1일 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부회장은 7년 전 3공장 기공식에 이어 이번 4공장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해 애정을 드러냈다.

바이오에 대한 집중은 이 부회장이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 사업을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거론하며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온 것.

바이오는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가운데, 시장 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특히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바이오 경쟁력이 갖는 국가 경제 안보에서의 비중도 새삼 부각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건설로 기존 공장 부지를 모두 활용해 ‘제2 바이오 캠퍼스’를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제2 캠퍼스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에서의도 반도체와 같은 ‘초격차’를 노리는 것이다.

 지난 4월 뉴스위크가 뽑은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 시상식에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참석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 4월 뉴스위크가 뽑은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 시상식에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참석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2주년 정의선 체제, 제네시스 성공 이을 전기차·SW 질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기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로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을 단기간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구축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개발과 성공적인 시장 안착은 정의선 체제의 대표적인 투자 성과로 꼽힌다. 

생태계 구축의 또다른 비장의 카드는 커넥티드카가 될 전망이다. ‘초연결 모빌리티’ 개념 완성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12일 ‘소프트웨어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다’라는 이름의 모빌리티 분야 기술과 비전을 내놓았다.

우선 전기차·내연기관차 등 모든 2023년형 차량부터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또한 운전자 취향에 따라 기능·성능을 넣고 뺄 수 있는 맞춤형 소프트웨어도 제작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구독형 서비스를 내년 일부 차종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모험과 혁신에 과감히 투자하는 기업 움직임은 부가피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지만, 국가 경제 미래까지 견인해 나가는 도전이다.

시대 기존 성과와 효율성에 안주하는 대신 새 길을 찾아 ‘퍼스트 무버’로 계속 남겠다는 두 주요 기업 3세대 수장의 도전 정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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