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로텐더홀 계단서 피켓 들고 규탄 시위 진행
與 “국회 책무 저버리는 행태..민생 문제 집중을”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취임 후 두 번째 시정연설에 나섰지만,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시정연설에 전원 불참했다.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과 관련해 민주당이 ‘야당을 압살하려는 의지’라며 반발하는 상황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시정연설 전면 거부를 결정한 것.

이에 집권 여당은 국회의 법상 책무마저 버리는 행태라고 직격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에게 구체적인 시정연설 보이콧 방식을 알렸다. 

오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의원 전원은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도착 전까지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규탄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해 입장할 시에는 엄중하고 절제된 침묵시위로 대응할 방침”이라며 “의장실 사전 차담에 민주당 원내대표와 당대표 모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정 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면, 그때부터 예결위 회의장에서 비공개 의총을 통해 규탄대회를 이어간다”며 “윤 대통령의 국회 퇴장 후 다시 마무리 규탄대회를 로텐더홀 계단에서 이어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또 이날 오후 1시30분에 대통령 시정연설에 대한 민주당의 평가 기자회견을 정책위의장이 가질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야당탄압 중단하라’, ‘국회무시 사과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시정연설 전면 거부와 관련해 부적절하고 국회의 책무를 버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시정연설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정부 입장을 국민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는 앞으로 불참해 비어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리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는 앞으로 불참해 비어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리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이어 “야당이 마치 시정연설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특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치 사안과 연결지어 보이콧을 선언하는 건 너무 부적절할 뿐 아니라 국회의 법상 책무마저 버리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600조원이 넘는 내년도 정부살림이 어떤 철학과 원칙에 따라 편성됐는지 야당도 들어야 충실한 예산 심사를 할 수 있고, 그것이 헌법과 국회법의 정신”이라며 “대표 개인의 법적 리스크를 온 당이 디펜스하면서 정치를 파행으로 몰고 갈 게 아니라 국정 현안, 민생 문제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