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규제개혁·교육개혁 등 ‘일관성’에 방점
정부 역할 주문하면서도 기업 스스로의 노력 강조
앞서 간담회에서도 ‘헤어질 결심’ 등 상황 격변 부각

[공공뉴스=임혜현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발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위기와 고난 관련 발언을 연달아 내놓고 있어서다.

다만 결국 문제를 풀어가는 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되고 기업의 노력이라는 점도 부각된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도전 의식이 필요한 때라는 점에서 연이어 위기 언급에 나서는 셈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 본연 역할 강조한 신년사..회복기 실력 준비 강조

최 회장은 29일 ‘2023년 신년사’를 통해 ‘고난을 극복해 오히려 기회를 삼는다’는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소환했다. 이는 손자병법에 등장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정부와 국회를 향해서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제도적 뒷받침을 당부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노동개혁, 규제개혁, 교육개혁과 같은 개혁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자양분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런 일관성 있는 지원은 ‘자양분’에 해당된다. 지원과 달리 본체와 본체를 기르는 노력은 따로 있다는 풀이가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이날 기업의 애로 해소·경제계 현안 해결이라는 대한상공회의소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기업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과 사회와의 소통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면한 국가적 현안에 대한 해법 모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시대가 기업에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위기지만 지금 준비를 해야 성공과 실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동료 기업인들에 대한 당부도 있지 않았다. 

최 회장은 “지금 무엇을 준비하느냐가 다가올 경제 회복기에 실력의 차이를 극명하게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환위리’를 언급해 “어려운 여건이지만, 그 안에 내재돼 있는 기회를 포착하고 청사진을 만들어가는 일에 역량을 집중해 올 한 해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많이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도전의식을 발휘해 신성장 사업 투자 등을 결단해 눈길을 끌어왔다. 사진은 2016년 호주 광산 현장을 직접 방문한 모습(가운데).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도전의식을 발휘해 신성장 사업 투자 등을 결단해 눈길을 끌어왔다. 사진은 2016년 호주 광산 현장을 직접 방문한 모습(가운데). <사진제공=SK그룹>

◆전대미문 ‘헤어질 결심 위기’에도 체질 개선 자신감 언급

최 회장은 지난 21일 대한상공회의소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위기를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최근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해 “이미 거의 모든 나라는 누구하고는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고 언급했다. 공급망 붕괴 등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각국이 각자도생을 모색하는 위기를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이 위기를 언급하며 시장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기업이 체력을 키우기 위해선 규제개혁이 속도를 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법인세 인하와 같은 ‘일괄적 지원’은 답이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회고하며 “그때 거의 다 죽는다고 했지만 결국 나중에 보면 체질 개선도 꽤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이런 위기가 기회로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 기획을 잘 해 주고 기업도 발맞춰 나가면 체질 강화를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위험 속에서도 길을 찾는 자세를 부각시켰다.

연이어 위기를 쏘아올리는 그의 발언들은 연말연시라는 시점과 맞물려 더 눈길을 끈다. 위기 자체에 대한 경고음이기도 하지만 이를 저격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 더 무게를 싣는 발언인 셈이다.

연달아 위기를 쏘면서, 경제인들의 위기의식을 대변함은 물론 새해를 맞이하는 시사점을 일반인들에게도 제시했다는 점에서 최 회장의 발언은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