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장 6회 연속 맡으며 탁월한 역할
쇄신 위해 더 이상 연임 안 할 뜻 최근 밝혀
경총과의 통합 등 조직 발전에 마중물 해석
도전 사라져 가는 한국 풍토 경고..시사점 커

[공공뉴스=임혜현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수장이 금명간 바뀔 전망이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더 이상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계 주요 인사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에 쇄신 바람이 필요하다는 생각 끝에 내린 결단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기업가 정신 부활 즉 ‘르네상스’를 일관되게 강조해 온 허 회장의 정신이 조직을 위해 다시금 발휘됐다는 점이 부각된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해 7월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전국 확산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해 7월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전국 확산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고’ 속 원팀 강조하는 등 재계 대표해 당국에 할 말

13일 재계 등에 따르면, 허 회장은 최근 전경련 부회장단에 곧 있을 임기 만료를 계기로 전경련 수장 위치에서 자신이 물러나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허 회장은 할 말은 소신껏 하는 행보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가 정신 르네상스라는 대의에서 경제 관계자들은 물론 당국에도 소신껏 행동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계의 일원으로서 그동안 한국경제의 기적을 일궈냈던 기업가 정신의 부활과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허 회장은 “한국경제는 지난 1년 내내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이른바 3고 현상과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면서 지난해를 회고했다. 

이런 가운데 허 회장이 꺼내든 해법은 원팀(One-Team)이다. 계묘년에도 대내외 경제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 상황에서 국민·정치권·기업 등이 원팀이 돼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

합심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있지만, 지금 정부 등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앞서 만들어져 남아있는 규제 등의 해결이 필요하다는 구조적 문제 해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그는 이번 정부에 “앞으로도 민간의 창의와 혁신이 세계무대에서 꽃 피울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규제개혁을 포함한 기업환경 개선에 적극 힘써 달라”는 당부를 내놨다.

기업가 정신을 다시 꽃피우도록 도와 달라는 경제 분야 종사자들의 절박함을 잘 대변하면서 해법까지도 당국에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창수(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오른쪽)이 2022년 제 29회 한일재계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한일재계회의는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사진=뉴시스>
허창수(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오른쪽)이 2022년 제 29회 한일재계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한일재계회의는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사진=뉴시스>

◆다시 돌아온 기업가 정신 르네상스..시선은 포스트코로나에

그러면서도 허 회장은 경제인들의 숙제 즉 할 일을 규정했다. 이렇게 원팀 정신으로 국가적 노력을 쏟을 때 기업인들이 화답해야 할 부분을 빼놓을 수 없는 것.

허 회장은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을 통해 이번 위기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와중에 부각된 것이 전경련 역할론, 즉 기업가 정신의 부활과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발굴이다.

이 기업가 정신의 부활은 지난 2021년 2월 그의 전경련 회장 5연임 선출 당시 취임사에 강조됐던 기업가 정신 르네상스 개념이다.

허 회장은 5연임 추대로 6번 연속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했다. 5연임을 하게 되면서 그는 취임사를 통해 “무기력한 경제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주인공은 바로 우리 기업”이라고 부각시켰다. 

그는 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와 투자로 사업보국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규제 혁파를 통한 기업가 정신 르네상스 구현’ 포부를 강조했다.

또한 “임기 동안 기업가 르네상스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 ‘한번 해보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신사업에 뛰어드는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숨을 불어넣는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다. 

허 회장의 시선은 근래 여러 기회가 닿을 때마다 모두 도전과 혁신, 이를 주도하는 기업가 정신의 르네상스를 정조준해 온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쇄신과 재생을 의미하는 르네상스 정신을 자신이 물러나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것으로까지 승화시킨 것이다. 과거 국내 대기업들의 대표격이었던 전경련은 최서원 국정농단 논란에 연루되며 이미지가 쇠퇴했다.

허 회장이 노력해 상당 부분 위상 회복을 했지만 앞으로의 과제도 일부 남아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와의 통합 등 큰 틀의 변화를 주문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번 허 회장 연임 포기 선언으로 이런 문제를 모두 고려한 새 인물을 뽑을 여지가 커졌다.

지금 임시변통으로 위기를 넘겨도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경제 시스템의 혁신을 도모하지 않는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 정도로 허 회장의 위기의식과 사명감은 큰 것으로 해석된다.

그 과정에서 전경련 발전을 위해 스스로의 자리와 역할까지도 내건 셈이라 진정한 기업가의 도전과 르네상스 정신의 귀감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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