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 설 전 납품대금 조기지급 등 동반성장 실천
15개 곳 조사 결과 총 7조7000억원 규모..전년比 24.2% 증가
임직원 대상 설 맞이 온라인 장터 등 운영 등 다양한 지원 활동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경기 위축과 불황 장기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상생 경영 실천에 발벗고 나섰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여파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사들의 현금 유동성 제고를 위해 설 명절 전 거래대금을 조기 지급, 특히 규모를 전년대비 24% 이상 늘렸다. 

<사진=공공뉴스DB>

16일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에 따르면, ‘2023년 주요 기업의 설 전 하도급과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조사’ 결과 올해 주요 기업들이 설 명절 전에 협력사에 앞당겨 지급할 납품 대금 규모는 총 7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6조2000억원보다 24.2% 증가한 규모다.

이번 조사 대상은 30대 그룹 가운데 응답한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CJ, LS, 네이버, 현대백화점 등 15곳이다. 

최근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이른바 ‘3高’ 등 경기 불황과 설 명절 전 상여금 지급 등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압박이 큰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납품 대금 조기 지급 규모를 전년보다 늘리면서 협력사들의 자금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등 11개 관계사는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명절 직전 협력회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돕기 위해 1조4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최대 2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차 협력사도 30일 이내 물품대금 현금 지급 ▲대금지급 횟수 월 2회에서 4회로 확대 ▲원자재·최저임금 인상분 납품단가 반영 등의 선도적인 제도 도입을 통해 협력회사의 경영 안정화와 국내 기업들의 거래대금 지급 문화 개선에 앞장서 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 납품 대금 2조3766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설 연휴 전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납품 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오토에버·현대위아·현대트랜시스 등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00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LG그룹은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LG유플러스·LG CNS 등 8개 계열사들은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 대금을 예정일보다 최대 11일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할 예정. 

LG는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들이 원자재 대금, 상여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가중되는 자금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홍삼 가공식품 업체 ‘천년홍삼’ 직원들이 설 명절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홍삼 가공식품 업체 ‘천년홍삼’ 직원들이 설 명절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재계는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외에도 임직원 대상 ‘설 맞이 온라인 장터’ 운영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통해 내수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삼성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임직원 대상의 ‘설 맞이 온라인 장터‘를 열고 ▲자매마을 특산품과 ▲스마트공장 지원 업체의 제품도 판매 중이다. 올해 설 맞이 장터에는 49개 중소업체가 참여해 한우, 굴비, 한과, 김 등 100여 종의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장터는 오는 20일까지 운영한다. 

SK그룹 핵심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설을 앞두고 협력사 구성원 7000여명을 대상으로 상생기금 36억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사업장 인근지역 6개동 저소득 가정 700여 곳에 명절 선물을 전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온누리상품권 95억원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해 전통시장 활성화 등 내수 진작에 힘을 보탠다. 또 전국 서비스 거점에서 ‘설 특별 무상 점검 서비스’를 준비해 소비자의 안전한 귀성길을 돕는다.

LG그룹은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지역의 소외 이웃들에게 생활용품·식료품 등 생필품을 전달한다. LG전자는 학용품과 설음식을 준비해 암사재활원 장애아동에게,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는 지역 주민과 노인복지시설에 명절 선물과 식료품을 기부한다.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업들은 평소 상생협력펀드, 상생결제시스템을 운영하며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운영을 지원하고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해왔다. 

포스코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경영상의 직·간접 피해를 입은 지역 협력사를 대상으로 원료 선 구매, 해외수출 및 긴급 금융지원을 실시해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박철한 협력센터 소장은 “주요 대기업들은 명절 전 협력사들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감안해 대금 지급을 앞당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지역사회와 상생·동반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사에 대한 대기업들의 동반성장 온기가 2·3차 협력사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중견·중소기업 간에도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동반성장 문화가 확산돼 모든 기업들이 넉넉한 설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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