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서 LNG 협력 거론
일각에선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너지 각인으로 분석
그룹 차기 사령탑, 국가적 염원 의미있는 메시지 전달

[공공뉴스=임혜현 기자]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협력 방안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수완과 구상에 시선이 모아진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건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며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너지를 기대하는 국가적 염원에 그룹 차기 사령탑으로서 의미있는 메시지를 내놓은 행보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시의적절한 적극적 시장 공략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이번주부터 카타르에너지와 LNG선 2차 물량 협상을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추진 상황이긴 해도 모기업이 적극적 메시지를 내 배짱을 과시함으로써 도움 기반을 만드는 것은 유효한 전략이다. 

다만, LNG선에 한정된 것이 아닌 토탈 그린에너지 허브 구상에서 아이디어의 한 자락을 꺼낸 것으로 확대해 해석할 여지도 제기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사진제공=한화솔루션>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사진제공=한화솔루션>

윤석열에 글로벌 기업 CEO 연결 ‘공로’..적극적 협력 상황 언급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일정으로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 참석했다.

눈길을 끄는 건 윤 대통령 또한 해당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 다보스포럼에 한국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경영경제인들과 호흡하는 기회를 갖고 싶어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윤 대통령에게 “저희와 태양광 합작 사업을 하고 있다”며 빠트릭 뿌요네 토탈에너지 대표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한국에 사업 협력을 통해 좋은 기술들을 많이 알려 달라”며 뿌요네 대표와 대화를 나눴고 이에 더해 김 부회장은 “LNG 선박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게 운용하고 있다”며 여러 업황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 윤 대통령의 이해를 도왔다.

윤 대통령과 글로벌 에너지 전문 기업인간의 ‘조우’ 자체에 김 부회장이 역할이 컸던 셈인데 인사를 트는 다리를 놓는 것부터 대화의 전반적 지원까지 세심히 도운 셈이다.

이에 더해 윤 대통령에게 김 부회장은 “조선을 인수하게 되면 LNG에서 많이 협력할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짧은 대화지만 의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했다고 보기도 한다. 다만 윤 대통령에게 직접 타사와의 협력을 언급한 것에 대해 김 부회장의 자신감 있는 아이디어 제시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수익성이 좋은 LNG운반선 경쟁력 강화에 먼저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점에서 업황 전반을 꿰고 있다는 점과 향후 수출 주력 업종인 조선을 잘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정치권은 물론 국민 전반에 전했다고 볼 수 있어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다보스포럼에 대한 애정이 크다. 올해로 13년째 개근을 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다보스포럼 참석 장면으로 오른쪽은 배 스완 진(Beh Swan Gin) 당시 싱가포르 경제개발청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다보스포럼에 대한 애정이 크다. 올해로 13년째 개근을 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다보스포럼 참석 장면으로 오른쪽은 배 스완 진(Beh Swan Gin) 당시 싱가포르 경제개발청 회장. <사진제공=한화그룹>

◆LNG선 그 이면..김동관, 그린에너지 허브의 꿈도 함께 주도 중

김 부회장의 이번 발언은 시의적절한 적극적 조선시장 공략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설 연휴 직전부터 카타르에너지와 LNG선 2차 물량 협상을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추진 상황이긴 해도 모기업이 적극적 메시지를 내 배짱을 과시함으로써 도움 기반을 만드는 것은 유효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 다른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토탈에너지와의 협력이 과연 LNG선 협력 문제로만 연결되느냐다. 토탈에너지는 이미 지난해 5월 한화에너지와 연간 60만t 규모의 LNG를 15년간 공급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한화는 장기계약을 바탕으로 대우조선 인수 이후 LNG 관련 기술 개발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협력망 구축에서 협력 의미가 크다. LNG선은 그 일환에 해당한다는 것.

실제로 김 부회장은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그린에너지 구축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하며 부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떠받치고 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도 김 부회장은 다양한 글로벌 CEO들을 만나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망 구축에 나섰다. 복잡한 구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이끌어 나간 셈이다.

안드레스 글루스키 AES CEO와 만나 탈탄소화를 위한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논의했고 LNG운반선 등 선박 약 700척을 운영하는 글로벌 선사인 일본 Mitsui O.S.K. Lines의 타케시 하시모토 CEO와도 접촉했다. 글로벌 풍력터빈 시장점유율 1위인 덴마크 Vestas과도 환담했다.

한화그룹은 이미 재생에너지 생산(한화솔루션·에너지·건설 등)은 물론 수소·암모니아 등 신재생에너지 저장⋅운송(·한화임팩트 등)에도 나선 상황. 여기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발전하는 공급 이슈(한화솔루션·에너지 등) 여러 계열사들이 다양한 친환경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해상에서의 LNG 생산(FLNG)-운반(LNG운반선)-공급(FSRU) 인프라는 이제 대우조선해양 효과로 힘이 실리는 셈. 

육상만이 아니라 해상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세계 각지로 운송하는 ‘그린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과정이 김 부회장 등 차세대 그룹 리더들 두뇌 속에서 영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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