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최근 우리 사회에서 거대 양당에 모두 등 돌린 무당(無黨)층이 증가하고 있다. 여야 모두 각종 리스크로 국민에 실망을 안기고 있지만 대안이 없는 까닭이다. 이런 정치 현실과 관련해 ‘암흑기’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으로 선거제도 개혁이 꼽힌다.

한국갤럽의 4월3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32%로 동일했다. 눈에 띄는 점은 무당층 지지율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31%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대선 이후 최고치다. 

27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도 비슷하다. 집권 여당 지지율은 31%, 제1야당 지지율은 30%,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모른다는 응답은 34%였다.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NBS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무당층 증가 현상은 최근 양당을 덮친 악재 때문. 여당은 지도부의 연이은 설화로 출범 두 달도 안 돼 휘청이는 중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전임 정부에서부터 붙은 ‘내로남불’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양당에 대한 실망이 커지며 민심이 갈 곳을 잃자 일각에서는 ‘제3지대’ 신당 창당론까지 제기됐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이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포럼에서 신당 창당을 시사한 것.

그러자 소위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CBS·KBS라디오에 연이어 출연해 “신당이 참신한 후보자를 낼 경우 22대 총선에서 30석이 넘는 숫자도 당선 가능하다”고 힘을 실었다.

물론 제3지대 신당의 성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내 대표적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금 전 의원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 “성공할 가능성도 없고, 제가 거기 갈 이유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 의원은 그 이유로 양당 체제가 공고화된 정치 현실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거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당제가 뿌리내릴 수 있는 토대가 없으면 결국 제3지대는 실패할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 극단적 진영대결의 늪에 빠진 우리 정치를 바꾸기 위해선 선거제도 개혁이 최선의 해결책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최근 국회는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난상토론을 벌였다. 전원위 논의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여야 의견의 공통분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평가도 있다. 남은 절차는 전원위원회 소위원회를 구성해 선거제도 개편 결의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공공뉴스 정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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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각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시급한 때다. 국회는 명심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증오심 유발에 치중해 정치 냉소만 커지는 작금의 현실이 이어진다면 한국의 미래는 좌초할 수밖에 없단 점을 말이다. 좋던 싫던 우리나라의 운명은 정치에 달려있는 까닭이다. 

국민의 정치 불신이 최대치에 도달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두 가지다. 암운(暗雲)이 드리운 현실에 머무르거나, 혹은 유일한 돌파구인 선거제 개혁으로 나아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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