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단에 민주당 축제 분위기..與 ‘당혹’
대통령실 핵심 참모 출마 여부도 주요변수
수도권 민심 가늠자 강서구청장 보선 이목

긴 추석 연휴를 앞둔 28일, 전국에서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명절 밥상머리의 최대 화두는 22대 총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대 대선 이후 2년 1개월 만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을 맞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는 거야(巨野) 더불어민주당 역시 총력전에 나섰다. 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힘을 받은 제1야당은 대정부 투쟁의 화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여야의 신경전은 내달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놓고 더욱 치열해진 분위기. 강서구청장 보선은 22대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간주된다. 이에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해 각 후보들에게 힘을 싣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윤석열 정부의 스타 장관들과 ‘올드보이’의 귀환,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의 출마 여부 역시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편집자註>

(왼쪽부터)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와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모습.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인해 여야의 의총 분위기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와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모습.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인해 여야의 의총 분위기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정혜경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은 총선 판세를 뒤흔들 거대 변수다. 복잡해진 셈법 속에서 총선 정국은 안갯속에 빠졌다. 

민주당은 영장 기각을 고리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여당은 후속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여야의 대치는 ‘총선 예비고사’로 평가되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놓고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엿볼 수 있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역시 추석 밥상머리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총선 판세 뒤흔들 ‘李 영장 기각’

지난 27일 법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이 대표는 구속 위기를 피하게 됐다.

법원의 판단에 의해 총선 전 최대 화두인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일정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제1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린 분위기다. 

명절을 앞두고 내려진 이 같은 결정에 민주당에선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홍익표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취임과 동시에 아주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며 “당대표의 기각 소식을 들으면서 무거운 짐이 반 이상은 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민주당은 더 격렬한 대정부 공세에 돌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입을 모아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파면을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혹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여당 지도부는 같은 날 오전 예정됐던 추석 귀성 인사를 취소하고 의원들을 급히 소집해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사법부의 결정은 어지간하면 존중하고 싶지만 이건 도무지 존중할 수가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의원들은 의총 이후 ‘무권구속 유권석방’ ‘법치몰락 정의기각’이란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여야는 연휴가 끝난 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한 인재 영입·전략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분간 체포안 가결로 심화된 당내 갈등 수습에 진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사진=뉴시스>

◆ 또 다른 변수, 윤심(尹心) 후보

‘윤심’을 등에 업은 용산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의 출마 여부 또한 내년 총선의 변수 중 하나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에서는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의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출마 희망자가 대통령실 행정관급까지 30명 내외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온 대통령실 참모들의 원내 입성을 통해 향후 3년 간의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용산 참모진 출마설이 회자되자 여당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달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실 사람들이 많이 나올 거라고 본다. 항상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이 경선을 많이 해야 될 텐데, 저는 거의 다 떨어질 거라고 본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35%밖에 안 되면 니들 도대체 뭐 했냐. 대통령 중간평가 니들이 성적 이렇게 만들어놓고 무슨 낯짝으로 나오냐(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하 의원은 대통령실 참모들은 대중적 인지도가 낮아 민심에서 유리할 이유가 없고, 당원 평가 역시 야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30%대에 머물고 있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참모들의 총선 출마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캠프에서 열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대위 위촉식 및 대책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왼쪽부터 5선 중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김 대표, 김 후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지난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캠프에서 열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대위 위촉식 및 대책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왼쪽부터 5선 중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김 대표, 김 후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 수도권 표심 가늠자 ‘강서구청장 보선’

오는 10월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간주된다. 

강서구청장 보선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공직선거다. 여당은 경선을 통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후보로 선출했으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인 진교훈 전 차장을 전략공천했다. 

서울 강서구는 2020년 21대 총선 당시 3개 선거구(강서 갑·을·병)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준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20대 대선에서도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을 8400여표 차이로 앞섰다. 

이에 따라 10월 보선에서 김 전 구청장이 다시 선출될 경우 민주당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진 후보가 당선된다면 김 전 구청장을 재공천한 여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 여당 안팎에서 분출돼 온 ‘수도권 위기론’에 힘이 실리는 것은 물론이다.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에서 3선을 지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4선 중진 나경원 전 의원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고, 5선 중진인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등도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제1야당의 이 대표는 구속영장이 기각 된 당일 진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정권심판’ 선거인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격려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윤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리전’ 구도라는 분석도 나오기에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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