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북한 군사도발 포착 어려운 내용 들어있어”
우상호, ‘9·19 합의 파기’ 주장에 “무책임” 직격
鄭, 교육위 국감장서 ‘아들 학교폭력 논란’ 사과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이틀째를 맞아 정부·여당과 야당은 9·19 남북군사합의 등의 현안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가 우리의 정찰자산 운용을 과도하게 막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불리한 내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19 합의가 남북의 군사적 대치 전체를 중단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휴전선을 중심으로 한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에 국한돼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또한 교육위원회 국감에서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사과해 시선이 모였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통일장관·우상호, ‘9·19합의’ 설전

김 장관과 우 의원은 11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충돌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9·19 군사합의가 잘못된 합의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김 장관은 “9·19 합의는 우리의 정찰자산이라던지 이런 것들의 운용을 과도하게 막고 있다고 하는 점에서 우리에게 상당히 불리한 내용이 들어있다”고 답했다.

이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9·19합의에 대한 효력 정지를 이야기했는데 같은 생각인가’라는 물음에 김 장관은 “그 부분은 국가안보회의에서 신중하게 충분히 논의돼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서로 입장 교환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장관은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간 유혈 분쟁을 언급하며 “하마스가 5000발의 로켓을 쐈고, 북한은 휴전선 이북에 있는 장사정포를 가지고 1시간에 1만6000발 정도를 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19 합의서대로 한다면, 현재 상황을 본다면 우리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사전에 포착하기 굉장히 어려운 그런 내용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다음 질의자로 나선 우 의원은 ‘9·19 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맹공을 퍼부었다.

우 의원은 “이 9·19 합의는 남과 북의 군사적 대치 전체를 중단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휴전선을 중심으로 한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에 국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과 북의 군사훈련을 전면적으로 중단한다던가, 남과 북의 군사력을 축소한다던가 이런 군측 협상은 아니었지 않느냐”며 “그러니까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쏘는 것은 우리가 규탄해야 될 일이지만, 그것 때문에 9·19 합의를 파기해야 된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은 그런 문제를 거론할 수 있는데, 통일부 장관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인가”라며 “국방부 장관은 전쟁을 대비해야 되는 거고, 통일부 장관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대화를 하는 부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정순신 변호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부 등 국정감사에 참석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아들 학폭’ 논란 정순신 변호사 출석

또한 우 의원은 북한과 대화하기 위한 여건을 만드는 것이 통일부 장관의 역할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김 장관이 “그런데 대화라고 하는 것도, 대화를 하기 위한 여건을..”이라고 반박에 나서자, 우 의원은 말을 자르며 “그 여건을 만드는 게 통일부 장관이 할 일이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은 이어 “그 여건을 만드는 역할을 하라고 통일부 장관이 되신 것이지 않는가”라며 “북한이 위험한 상대고, 대화하기 어려운 상대다. 그래서 통일부 장관의 역할이 막중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통일부 장관이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대화하지 말고, 9·19 합의 파기하고’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게 너무 무책임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같은 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낙마한 정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목을 끌었다.

앞서 올해 4월 국회 교육위원회는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재발 방지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를 실시했지만, 당시 정 변호사는 공황장애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다. 

국정감사장에서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정 변호사에게 “아들의 학폭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많은 국민이 여전히 공분하고 있는데, 국민이 공분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 변호사는 “제가 국민의 눈높이를 못 맞춘 것에 있지 않나 그렇게 짐작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이 사회에서 기득권과 전문성을 가진 이가 이를 활용해 아들의 입장을 최대한 방어하고 기득권을 지키려고 했던 것, 그것에 대한 분노가 가장 큰 이유”라고 직격했다.

이후 강 의원이 재차 입장을 묻자, 정 변호사는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사과에 나섰다.

정 변호사는 “일단 피해 학생과 피해 학생 가족분께 물론 합의는 됐고 용서는 받았지만,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 번 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런 일을 야기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도 송구한 마음이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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