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올 3분기 영업익 역성장·연간 영업익 2005년 이후 최악 전망
헌터라제 허가 승인 미지수..SK바이오사이언스 등장에 백신사업도 팍팍
3연임 허 사장, 2015년 취임 이후 ‘승승장구’..잇단 악재 속 리더십 흔들?

공공뉴스=김민성 기자 승승장구하던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의 앞날에 가시밭길이 펼쳐진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서 GC녹십자에 대해 올 3분기 영업이익 역성장과 함께 연간 영업이익은 2005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거시경제 상황 악화 등이 실적 부진의 주원인으로 꼽히지만, 그동안 최대 실적을 이어온 허 사장 입장에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올해 초 경영 목표로 신(新)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을 내세웠고, 허 사장 역시 1월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미래 개척을 위한 도전을 강조했다.

그러나 허 사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사활을 걸었던 사업들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GC녹십자>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GC녹십자>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GC녹십자의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당 목표가를 낮추고 있는 추세다. 

허혜민 키움증원 연구원은 지난 17일 기업 분석을 통해 GC녹십자의 목표주가를 13만원 하향했다.

허 연구원은 “백신의 계절인 3분기에는 주로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고마진의 헌터라제 수출 부진 등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4분기 역시 고질적인 적자가 이어지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290억원으로 전망돼 2005년 이후 가장 부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3일 GC녹십자에 대한 기업 분석을 내놓고, 목표주가를 16만원에서 13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오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국가 구매력 악화 등 거시경제 상황 악화가 원인”이라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매출원가율이 높은 제품 중심으로 제품 비중이 변화하며 영업이익이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거시경제 상황의 악화가 유발한 매출원가율 상승은 연내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으며,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만한 연구개발(R&D) 모멘텀도 부재하다고 진단했다. 

GC녹십자는 지난달 4일 러시아 연방 보건부에 ‘헌터라제 ICV’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헌터라제 ICV는 헌터증후군의 치료제로 GC녹십자가 전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한 희귀질환 치료제다.

헌터라제를 품목허가를 받아 러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품목 허가가 언제 승인 될지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한 GC녹십자의 주요 파이프라인 사업인 백신 사업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유정란 배양 백신 제조 기술을 베이스로 만든 지씨플루를 필두로 국내 백신 시장에 공급 중이다. 해당 백신은 계란 알레르기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GC녹십자는 80년 이상 사용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정란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2021년 코로나19가 대유행할 때 독감백신을 중단한 제약회사가 있다. 하지만 2년만에 독감 유형 시기에 맞춰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바로 SK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다. 

GC녹십자는 2020년 SK바이이오사이언스에 국내 백신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적 있다. GC녹십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을 중단할 때 국내 점유율 1위를 재탈환했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2년 만에 다시 등장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감 백신사업은 제약회사에게는 사활이 걸린 사업 중 하나다. 때문에 기업간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GC녹십자 홈페이지 캡처>
<사진=GC녹십자 홈페이지 캡처>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GC녹십자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내년 하반기께 개선될 것으로 봤다. 내년 출시될 면역 저하 치료제 ‘알리글로(IVIG-SN 10%)’를 통해서다.

GC녹십자는 IVIG-SN 10%에 대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현장실사를 완료했고, 7월 신약승인신청서(BLA)를 제출했다. 허가 일정은 내년 1월13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만약 허가가 나지 않는다면 GC녹십자의 내년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한편, 2015년 1월 GC녹십자 대표이사에 취임한 허 사장은 2018년과 2020년, 2022년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허 사장은 회사의 R&D를 주도하고 글로벌 진출을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그의 리더십 아래 실적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주춤했고, 하반기도 안갯속이다. 허 사장이 이런 위기를 어떻게 뛰어넘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GC녹십자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다음달 3분기 실적이 나와야 정확한 답변을 해줄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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