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주도로 쟁점 법안 단독 처리..與 반발
파업노동자 대상 사측 손해배상 청구 제한
경제계, 윤석열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촉구
민주당,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안도 발의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주도로 쟁점 법안이 단독 처리되자 국민의힘에서는 ‘헌정사에 오점을 남긴 의회 폭거’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노란봉투법을 반대해 온 경제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또한 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함에 따라 향후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탄핵 남발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탄핵 남발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회 문턱 넘은 노란봉투법·방송3법

국회는 9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재석 174명 중 찬성 173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상정에 반발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당초 여당은 합법적 의사 방해 수단인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활용해 노란봉투법을 저지할 것이라 예고했지만 이날 필리버스터를 포기했다. 

노란봉투법에는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를 상대로 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또 다른 쟁점 법안이었던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역시 같은 날 야권 주도로 가결됐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내용이 해당 법안의 골자다.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75명에 전원 찬성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76명에 전원 찬성으로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날 노란봉투법의 본회의 통과 직후 경제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입장문을 내고 “노동쟁의 개념 확대와 손해배상 책임 제한으로 산업현장은 1년 내내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 법안이 가져올 산업현장의 혼란과 경제적 파국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의 거부권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디 우리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거부권을 행사해 주길 건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적 298인, 재석 174인, 찬성 173인, 반대 0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적 298인, 재석 174인, 찬성 173인, 반대 0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野,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안 발의 

또한 민주당은 같은 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고발사주 의혹’ 관련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으나, 여당의 필리버스터 방침 철회로 표결 시점이 불투명해졌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포기에 따라 이날 본회의 종료 뒤 72시간 내에 본회의가 다시 열리지 않으면 탄핵소추안이 자동 폐기될 것이란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표결 직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 모여 ‘탄핵 남발 민주당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탄핵중동 의회폭거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정쟁유발 탄핵중독 민주당을 규탄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 자리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오늘 본회의에서 의회 폭거 4대 악법뿐만 아니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정섭·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안을 상정했다”며 “우리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의회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탄핵권의 남용은 헌법 파괴 행위이자 국정 마비 기도”라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의회 폭거를 더 국민께 소상히 알리고, 이를 막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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