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교육 자동차 사업 종사자 모두에게 필요해

공공뉴스=전병협 교통안전 칼럼니스트 ‘빗길 고속도로 1차선에서 엔진정지에 운전자 혼자서 갓길까지 앞문이 열린 채 밀어야 했다면?’ 필자는 얼마 전 정말 어이없는 위험천만한 사건을 경험했다.

좋지 않은 경험과 어찌 보면 창피스러울 일이지만 다른 운전자들이 비슷한 처지에 놓일 경우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필자의 경험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또한 긴급출동서비스 종사자들에 경각심을 주고 업무 지침 교육에 중요사례로 포함돼 고객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난 9월 13일 필자는 한 지방의 교통연수원에서 위험물차량 운전자 보수교육 강의를 마치고 12시 30분 귀경길에 올랐다. 당시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고 고속도로에서 밀려오는 졸음에 평상시 필자가 강의에서 강조해 온 짧은 휴식을 위해 고속도로 졸음쉼터로 향했다.

운전 중 졸음이 밀려오면 이미 사람의 뇌는 졸음이 메모리 되었기 때문에 커피 마시고 스트레칭하고 쉬었다가 출발한다고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졸음이 올 것이 분명하기에 한번 졸음이 오면 운전자는 휴게소나 졸음쉼터로 이동해 반드시 하차하지 말고 ‘짧은 시간’이라도 수면을 취한 후 다시 고속도로를 이용하라고 필자는 늘 강조해왔다.

약 10분이나 15분 정도만 수면을 취해도 사람의 뇌에 메모리 된 졸음이 해소돼 안전운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일 필자도 같은 경우로 비는 내리고 잠은 쏟아져 가장 가까운 ‘대소졸음쉼터’에 정차해 15분 정도 수면을 취했다.

이렇게 졸음요인을 해소 한 뒤 다시 출발하기 위해 차량의 시동을 건 필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가 먹통상태가 된 것이다. 시동키를 돌려도 계기판에 아무런 반응 없이 깜깜한 것은 물론 안전띠 점등이 흐릿하고 블랙박스 등도 희미하고 작동하지 않다가 그마저 불이 꺼진다.

물론 클랙슨도 소리도 나지 않는다. 세차게 쏟아지는 비속의 고속도로에서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자동차 트렁크에 배터리 시동용 케이블은 있어 쉼터의 여러 자동차의 도움을 받고자 했으나 계속되는 비 때문에 그마저 여의치 않아 결국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에 전화를 했다.

긴급출동 서비스의 친절도가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시내에서 받는 것이나 똑같은 수준이 필자를 놀라게 했다. 그것도 불과 15분 정도면 도착한다고 하니 정말 우리나라 긴급출동 서비스도 수준급임을 실감하며 빗속에서 그 시간까지 엔진룸을 열고 세부 점검에 나섰다.

배터리 터미널의 조립상태를 점검하고 음·양극 볼트를 풀어 클립의 녹을 제거하고 견고하게 조립하고 나니 서비스 요원이 약속 시간에 도착했다.

긴급출동요원이 도착해 시동용 배터리를 이용, 자동차 시동걸기를 시도했지만 시동모터는 먹통이고 계기판 역시 처음과 마찬가지로 깜깜하기만 하다. 좀처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태로 한참을 똑같은 증상이 계속되던 순간 갑자기 자동차의 시동에 걸리고 모든 기능이 정상화 됐다.

이처럼 어렵게 시동을 걸고 난 후 서비스 요원은 인사를 하고 떠났고 필자는 가속페달을 밟고 공회전하면서 전조등을 켜니 불빛이 밝게 들어왔다. 이는 자동차 발전기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배터리 충전을 위해 몇 분간 공회전을 하며 내비게이션을 보니 목적지까지는 아직 84km가 남았다. 차량을 정차한 상태로 공회전을 하는 것이나 그냥 주행을 하는 것이나 어차피 배터리 충전은 같은 이치이므로 목적지를 향해 다시 차량을 출발시켰다.

고속도로에서 긴급출동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음에 감탄하고 고마운 감동을 사회에 알려주고자 했던 감사의 마음도 잠시 출발 후 15km 지점 일죽톨게이트를 못 미쳐 자동차가 밀리기 시작해  잠시 속도를 늦추는 순간 자동차의 시동이 꺼졌다.

필자는 이날 처음으로 주행 중 시동 꺼짐 상태를 경험했다. 이미 정체상태의 앞차는 다 빠져나가고 중부고속도로 1차선에서 자동차가 멈춰선 상태는 공포 그 자체였고 필자는 다급히 1차선을 탈피하는 것 밖에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다행이도 위급한 상황에서 후방 자동차들이 정지해 필자가 자동차를 무사히 안전지대로 이동할 수 있게 자리를 지켜줘 참으로 고마웠다. 

다시 긴급출동 서비스로 전화하니 30분쯤 지나며 서비스 요원이 왔는데 전임 서비스와는 관할구역이 달랐다. 서비스 요원이 충전기를 대고도 한참 동안 시동이 걸리지 않아 고속도로 밖으로 견인하기로 했다. 견인 도중 바로 직전 서비스 요원도 한참 동안 시동을 못 걸다가 해결된 이야기를 하고 필자는 핸드폰에 찍힌 앞의 서비스 요원과 통화를 시도했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간 후 한참의 시간이 걸려서야 직전 서비스 요원과 통화연결이 됐고 충전케이블을 정상적인 양극, 음극(㊉㊀) 접지방식으로는 시동이 안 걸렸고 충전케이블을 자동차 배터리 음극 접지가 아니라 차체 쇽업쇼바 고정볼트에 접지해 시동을 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같은 방법으로 재시동을 시도하자 가볍게 자동차의 시동이 걸렸다. 서비스 요원을 돌려보내고 필자가 비를 피해 배터리의 터미널 접지(㊉㊀) 상태는 점검해도 역시 양호했다. 그래서 ㊀선의 터미널 클램프가 아닌 반대의 차체 쪽 접지면 볼트 2개를 떼어내서 볼트 나사부와 선에 붙어있는 접지면과 차체 철판 면을 페이퍼로 갈아냈다.

그리고 부착 볼트 2개를 조여주었더니 배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양호한 상태로 시동이 되었고 더 이상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수십 년을 자동차와 교통안전을 함께 하였지만 이러한 고장유형은 처음이었고 전문가로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례적 결함이다. 어떻게 차체의 음극 접지가 2개의 볼트로 견고하게 부착된 곳에서 전선의 단락 현상이 날 수 있을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또한 맨 처음 출동한 서비스 요원이 왜 차체에 접지하니 시동이 걸렸다는 설명을 해주지 않았는지 강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단자가 단락된 배터리는 아무리 오래 엔진을 가속하며 배터리를 충전해도 배터리에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자체 충전은 무의미하다.

결국 많은 시간을 졸음쉼터에서 공회전 충전을 하였다가 늦게 출발하였어도 똑같은 상황을 맞이했을 것이며 야간이라면 더욱 위험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현장 출동요원이 이를 모를 리가 없을 것이고 운전자인 필자에게 설명만 해주었어도 차체 단락부분에 조치를 취할수 있었을 것이다.

최소한 출동요원이 조치를 못 했어도 운전자에게는 설명이 가능한 부분을 그냥 넘겼다는 점이 너무 안일한 대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필자가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도 상기와 같은 사례는 출동 서비스 요원이 약 5분여의 시간이면 차체 접지 볼트 풀었다가 조여만 주었어도, 아니 볼트를 이완시키다 다시 조여만 주었어도 해결될 문제였다.

전병협 교통안전 칼럼니스트, 수필가
전병협 교통안전 칼럼니스트, 수필가

그러면 고속도로 1차선에서의 아찔한 상황까지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대형보험사 긴급출동 요원들의 좀 더 책임과 사명감을 생각하는 서비스로 봉사할 수 있도록 종사원 교육에서 이 경험을 반영해 뜻하지 않는 이유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긴 내용을 적시해 보았다.

교통안전 교육은 일반운전자나 영업용 자동차 운전자는 물론 자동차 사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몇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병협 교통안전 칼럼니스트, 수필가 
교통교육복지연구원 대표
국민재난안전교육 강사(행안부)
한국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
월드그린환경연합 중앙회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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