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정기 임원인사 단행..계열사 CEO 38명 중 14명 교체
젊은 인재·외부 전문가 중용, 여성 리더십 강화..미래 성장 방점
신유열 전무 승진, 미래성장실 이끌며 신사업 발굴 등 중책 맡아
김교현 화학군 부회장 용퇴, 이영구 식품 총괄대표 부회장 승진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롯데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분위기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 오너가(家)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 발굴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된 것. 

또한 롯데는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교체한다. 세대교체·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한 인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사진제공=롯데지주>

◆오너家 3세 신유열 전무 승진..승계 작업 본격화

롯데그룹은 6일 롯데지주 및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롯데그룹의 이번 임원인사는 ▲혁신 지속을 위한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핵심 인재 재배치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 ▲글로벌 역량 및 여성 리더십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전체 임원 규모의 변화는 크지 않으나, 지난해 대비 주요 경영진을 대폭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유열 상무가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해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미래성장실을 이끌게 됐다는 점이다. 미래성장실은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다.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신 전무는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 또 롯데케미칼 동경지사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신 전무는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2의 성장 엔진 발굴을 진두지휘한다. 향후 다양한 글로벌 투자 경험을 토대로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인 바이오사업 경영에 직접 참여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계획이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제공=롯데지주>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제공=롯데지주>

◆김교현 용퇴 등 CEO 14명 교체..젊은 리더십 전진배치

롯데그룹의 화학사업을 5년간 이끌었던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용퇴한다. 후임으로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인 이훈기 사장이 부임한다.

1967년생인 이 사장은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해 2010년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2019년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맡아 연구개발(M&A), 미래 신사업 발굴을 총괄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 사장에 대해 “기존 사업의 역량 제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을 통해 화학 계열사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최적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 식품군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총괄 지휘하며 안정적인 흑자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는 계열사 대표이사의 세대교체를 더욱 가속화한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하며,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된다.

이 가운데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우웅조 상무(승진)를 선임함으로써 40대 대표이사는 기존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와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 포함 3명으로 늘었다.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사장,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부사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부사장 등 총 3명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최근 3년 내 사장 승진 중 가장 큰 규모다. 사장 직급은 전년 대비 5세 젊어졌다.

아울러 롯데는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각 비즈니스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으며, 여성 리더십도 강화했다.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와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각각 롯데물산, 롯데e커머스, 롯데AMC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물류 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롯데는 지난 9월 신민욱 롯데GFR 대표이사 전무, 10월 이돈태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사장을 영입하며 올해 총 6명의 대표이사급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다.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왼쪽), 이훈기 신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 <사진제공=롯데지주>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왼쪽), 이훈기 신임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 <사진제공=롯데지주> 

◆기존·신사업 강화로 미래 경쟁력 확보

롯데는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전문가들을 그룹 내 전략적 재배치함으로써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롯데정보통신에서 신사업 및 IT·DT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이사를 신임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내정했다. 

노 실장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재임 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대체불가토큰(NFT)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그룹의 비즈니스 전환을 주도해 온 만큼 그룹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완성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다. 

특히 디지털 역량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시장 환경에서 롯데 또한 IT·DT 전략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풀이다. 

한편 롯데AMC 김 대표이사의 신규 등용으로 롯데그룹 내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신민욱 롯데GFR 전무, 김혜주 롯데멤버스 전무를 포함해 총 3명이 된다. 2018년 첫 여성 CEO 발탁 이후 최대 규모다.

여성 임원 규모도 확대된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증가한다. 5명의 여성 임원(상무보)을 상무로 승진시켜 조직 전면에 배치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여성 임원은 지난해 47명(7%)에서 올해 54명(8%)으로 7명 늘었다”며 “앞으로도 여성 임원 비율을 지속적으로 올리기 위해 여성인재 발굴 및 임원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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