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의혹 제기된 학부모, 누리꾼들 경찰에 고소
피소된 이들 중 현직 교사 포함돼..명예훼손 혐의
曺 “해소국면 들어선 갈등 심화시킬것 같아 걱정”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갑질 의혹이 제기됐던 학부모가 현직 교사를 고소한 것과 관련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고소 취하를 호소했다.

조 교육감은 고소 조치에 따른 비난, 또 다른 고소 고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통해 해소 국면에 들어선 갈등이 다시 심화될 것 같다는 우려를 전했다.

조 교육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이초 학부모의 무더기 고소 관련 서울시교육감 의견서 (안산단원경찰서 송부)’라는 글을 올려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9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서이초 사망 교사 49재 추모제가 열린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지난해 9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서이초 사망 교사 49재 추모제가 열린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그는 “서초구 교사 사망과 관련해 갑질 의혹이 제기됐던 학부모가 교사와 누리꾼 26명을 고소했고, 관련 교사가 조사받는다는 보도를 봤다”며 “이에 대해 서이초가 속한 교육감으로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7월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실에서 한 1학년 담임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해당 교사가 지속적인 악성 민원 등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교사들의 공분은 커져갔고, 대규모 교사 집회로도 이어졌다. 

특히 고인이 담당한 학급의 학생들이 실랑이를 벌이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연필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들이 악성 민원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학부모들의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해당 학부모는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누리꾼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피소된 이들 중에는 현직 교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조 교육감은 “‘교권 4법’의 제정 등을 통해 서이초 사건이 일단락되어 가는 국면”이라며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다시 관련 교사를 고소해 서이초 사건의 상처를 들춰내는 것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소 조치에 따른 비난, 또 다른 고소 고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남으로써 해소 국면에 들어선 갈등을 다시 심화시킬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또 고소가 교육 현장의 갈등을 심화하는 결과를 불러 올 것이라고 우려하며 학부모에게 고소 취하를 호소했다.

조 교육감은 “이번 사건의 경우, 고소라는 행동이 공동체 회복을 더디게 하고 교육 현장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학부모가 고소를 취하해서 서이초의 아픔을 과거의 기억으로 만드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그렇게 호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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