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 수여식에서 소리쳐 경호원에 끌려나가
동문·재학생·교수 등 1136명 함께 진정 참여
신민기씨 “그 누구도 겪어선 안될 인권침해”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 도중 항의하다가 끌려나간 ‘입틀막’ 사건과 관련해 사건 당사자와 카이스트 동문이 윤 대통령과 대통령경호처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해당 사건의 당사자인 신민기 씨와 카이스트 구성원 등은 23일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에는 카이스트 동문, 재학생, 교수 등 1136명이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위 수여식 축사 도중 졸업생이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간 사건과 관련해 카이스트 동문들이 23일 윤 대통령과 대통령 경호처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사진=뉴시스, 카이스트 동문 일동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위 수여식 축사 도중 졸업생이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간 사건과 관련해 카이스트 동문들이 23일 윤 대통령과 대통령 경호처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사진=뉴시스, 카이스트 동문 일동 제공>

신씨는 진정서 제출 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억압한 대통령 경호처 경호원들과 이에 대한 지휘 책임이 있는 대통령 윤석열을 고발하고자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플래카드를 펼치고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경호원들에 의해 폭력적인 방식으로 입이 틀어막히고 팔다리가 들린 채 끌려나갔다”며 “그 사이에 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법을 어겼다는 것인지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앞에서도 평화로운 방식이라면 정치적 요구를 할 수 있는 게 표현의 자유라고 배웠다”며 “오늘은 제가 겪은 일이 다시는 그 누구도 겪어선 안 될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자리”라고 부연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한 카이스트 재학생은 R&D 예산 원상복구와 함께 과잉대응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효율적인 과학이란 명분 하에 R&D 예산을 삭감함으로써 과학자에게 다음 기회를 없애버렸으며, 이에 항의하는 과학기술인의 입을 막아 자유로운 토론을 막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나라에서 과연 과학기술이 부흥할 수 있겠는가”라며 “지금이라도 R&D 예산을 원상복구하고, 과잉대응에 대해 사과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신씨는 지난 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윤 대통령이 축사를 하는 도중 “R&D 예산 복원하라”고 소리쳤다.

이에 대통령 경호원은 그의 입을 틀어막았고, 이후 다수의 경호원들이 그의 사지를 들고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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