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추진위 측, 경복궁 옆 송현녹지광장 가장 선호
오세훈 시장 “공론화된 상태서 시민 의견 물을 것”
野 강선우 “독재자 이승만, 무슨 재평가 필요한가”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서울시가 경복궁 동편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이승만 기념관‘ 설립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정가와 시민단체에서 반발이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쪽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는 것이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측의 설명이라며, 서울시가 장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독재자 이승만’에게 무슨 재평가가 필요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 59개 시민사회단체도 공동성명을 내고 기념관 건립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2년 10월7일 서울 종로구 송현열린녹지광장에서 열린 송현열린녹지광장 임시개방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2년 10월7일 서울 종로구 송현열린녹지광장에서 열린 송현열린녹지광장 임시개방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시장은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오 시장은 “다른 나라 예를 봐도 건국 대통령의 경우 공과를 기리는 장소가 대부분 있다”며 “지금까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쪽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 ‘객관적으로 보니 이런 공도 있더라’ 하는 건 후세에 잘 넘겨줘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적만 나열하고 기리는 곳이 아니라, 공과를 균형 있게 객관적 시각에서 알 수 있도록 하는 장소라는 게 건립심의위원회 측의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만 다루겠다는 게 절대 아니”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승만 기념관은 꼭 필요하다는 게 추진위원회 측의 설명이고, 서울시가 추진하는 게 아니라 서울시는 장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기념관 건립 부지와 관련해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측이 서울 경복궁 옆 열린송현 녹지광장을 가장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송현녹지광장은) 추진위 측에서 가장 선호하는 공간”이라며 “서울광장 3배 크기의 광활한 녹지인데, 이승만 기념관 면적은 10분의 1도 안 된다. 경관에 크게 지장이 생기는 상태는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이 충분히 공론화된 상태에서 시민 여러분의 의견을 묻겠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추진위원회 측에서 절실하게 그 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독재자 이승만’에게 무슨 재평가가 필요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강 대변인은 “오세훈 시장은 그곳을 시민을 위한 녹지공간으로 남겨두겠다더니, 왜 갑자기 독재자의 기념관을 세우려고 하느냐”며 “독재자 이승만에게 무슨 재평가가 필요한가. 이러다 이완용이나 을사오적도 재평가하자고 나서지 않을까 두렵다”고 맹폭했다.

이어 “홍범도 흉상은 치우고, 시민이 반대하는 독재자의 기념관은 세우려는 윤석열 정권의 역사관은 우리 국민과 역사에 대한 모욕 그 자체”라며 “윤석열 정권은 무도한 역사 쿠데타 시도를 당장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제주 59개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승만 기념관 건립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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