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서울 성북을에 김남근 변호사 전략공천
奇,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 받고 있어
“정통 민주당 재건 위해 할 수 있는 일 다할 것”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현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잔류 의사를 밝혔다. 

현재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 의원은 기필고 무죄를 증명하고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처신을 더 엄격히 해야 한다는 지적은 달게 받겠지만, 그러나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의 정치 운명을 박탈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기 의원은 이제라도 민주당이 지금까지의 논란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문(친문재인)계 구심점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의 컷오프 결정을 수용하고 잔류를 택한 데 이어 GT(김근태)계 핵심 인사인 기 의원도 탈당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배제 관련 입장 발표를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배제 관련 입장 발표를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컷오프’ 기동민 “성북 결코 떠나지 않겠다”

기 의원은 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 의원은 “당의 부당한 결정으로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다시 4년간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면목이 없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제 저는 제 재판에 충실하게 대처하려고 한다. 그리고 기필코 무죄를 증명하고 돌아오겠다”며 “제 정치의 시작이자 끝인 성북을 결코 떠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기 의원은 또 공직자로서 처신을 더 엄격히 해야 한다는 지적은 달게 받겠지만, 공관위가 특정 계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 의원은 “훗날을 위해 몇 가지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공관위는 저의 정치 운명을 박탈했다”며 “어떠한 일이라 하더라도 공직자로서 처신을 더 엄격히 해야 한다는 지적은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당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당무위원회가 이재명 대표, 이수진 의원과 마찬가지로 저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했다”며 “법률적으로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이전의 일임을 충분히 소명했지만, 저를 배제하기 위해 몰두한 분들은 정치 검찰의 조작된 주장에 부화뇌동해 저를 벼랑 끝으로 몰려고만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토론하여 합의는 커녕 결과도 공개하지 않는 무기명 비밀투표가 말이 되는가”라며 “국민이 보기에 공관위는 특정 계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임 공관위원장은 서울 성북을을 비롯한 6개 지역을 ‘전략선거구’로 의결해 전략공관위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임 공관위원장은 서울 성북을을 비롯한 6개 지역을 ‘전략선거구’로 의결해 전략공관위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 奇, ’정통 민주당 재건’ 예고

아울러 기 의원은 민주주의가 무시되는 민주당이 아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김근태 정신이 살아 숨쉬는 정통 민주당으로 재건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예고했다. 

기 의원은 “우리 당이 검찰의 조작된 주장을 공천 배제의 근거로 활용하며 ‘검찰 독재 타도’라는 총선 명분을 스스로 뒤엎었다”며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폭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가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라도 우리 당은 지금까지의 논란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정권 심판이 아니라 거대 야당 심판이라는 회초리를 들까 두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늘의 일을 결코 잊지 않겠다. 하지만 저는 어떤 경우라도 당과 함께하겠다”며 “민주주의가 무시되고 독단과 독선에 흔들리는 민주당이 아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김근태 정신이 살아 숨쉬는 정통 민주당으로 재건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다 하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성북을을 비롯한 6개 지역을 ‘전략선거구’로 의결해 전략공관위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그 다음날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서울 성북을에 영입인재인 김남근 변호사를 전략공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기 의원은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공관위 심사 결과와 전략공관위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현재 기 의원은 ‘라임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기 의원과 유사한 혐의로 재판 중인 이수진 의원(비례)은 컷오프를 피해 경선할 기회를 부여받으며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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