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현역 의원, 친문계 인사들 경선 대거 패배
민주당 내 친문계 ‘해체 위기’ 직면했단 평가 나와
선거법상 연쇄 탈당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
금태섭 “진영아닌 개인에 대한 충선 공천 기준됐다”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 친문계 인사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친명(친이재명)계 도전자들에게 밀려나며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에는 이같은 ‘비명횡사’ 논란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왼쪽부터) 노영민 전 문재인대통령 비서실장,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광온 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노영민 전 문재인대통령 비서실장,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광온 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 민주당 경선 결과에 쏟아진 비판

7일 정가에서는 전날(6일) 발표된 민주당 4·10총선 후보 경선 결과를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SNS에서 민주당 경선 결과를 언급하며 “민주당은 급속도로 퇴행하고 망가지고 있다”며 “4년 전에는 진영논리의 극성에 탄식했다면 이제는 진영도 아닌 개인에 대한 충성이 공천의 기준이 됐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같은 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다 치밀하게 기획된 경선결과”라며 “유튜브가 몇 달 동안 친명당선 비명낙선 선동을 해대는데 지도부가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그것을 활용해서 이번 경선을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 출신 최병천 신성장연구소장 역시 경선 결과에 대해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며 “100석도 위태로울 수 있겠다. 민주당, 스스로 폭망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앞서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늦은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6차 경선 지역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총 20개 지역구에서 8명의 현역 의원이 고배를 마셨는데, 이 중 비명계 지역구 현역 7명이 포함됐다.

계파 좌장급들이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하며 민주당 내 친문계가 해체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친문계 핵심 인사 노영민 전 실장(충북 청주상당)은 친명계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에게 패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경기 성남중원) 의원은 이수진(비례대표) 의원에게 패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활동 평가에서 현역 하위 10% 통보를 받았지만 당에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활동 평가에서 현역 하위 10% 통보를 받았지만 당에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 비명 현역 7명 고배..박용진은 ‘구사일생’

이 의원은 당초 서울 서대문갑에서 출마를 준비했지만, 당이 이 지역을 ‘청년전략특구’로 지정하자 윤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윤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의 기본 정체성이 의심된다”고 공세를 펼쳤으며, “성남은 이재명 대표의 심장이다. 성남을 지키는 것은 민주당을 지키는 것이며 이 대표를 지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선캠프 대변인을 지낸 3선 중진 박광온(경기 수원시정)의원은 친명 인사인 김준혁 한신대 교수에게 밀려 공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친문계인 강병원(서울 은평구을) 의원도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좌장 출신인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에게 져 본선행에 실패했다.

강원도당위원장직 사표도 수리되지 않은 김 위원장이 서울 경선에 나선 것과 관련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문제를 제기했지만, 경선은 그대로 진행됐다.

광주 광산갑에서도 비명계 이용빈 의원이 친명계인 박균택 전 이재명 법률특보에게 패했다.

비명계 전혜숙(서울 광진구갑) 의원, 김한정(경기 남양주시을) 의원, 정춘숙(경기 용인시병) 의원도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반면 비명계 인사인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은 김의겸(비례대표) 의원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친명계 원외인사인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과 강북을 공천을 놓고 오는 10~11일 결선투표를 벌이게 됐다. 앞서 박 의원은 당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10%에 속한다는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이 경우 경선 득표율의 30%가 감산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경선에서 탈락한 비명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거법상 경선에 참여한 경우 같은 지역구에 다른 당 혹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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