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셰셰’ ‘강원 서도로 전락’ 발언 등 도마 위
지지층 결집 위한 대여공세 일환으로 풀이돼
국힘에 공격 빌미 제공하는 것 아니냔 우려도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22대 총선을 향한 시계추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경 발언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표가 중국과 대만 관계를 거론하며 “왜 중국을 집적거리나. ‘셰셰(謝謝·고맙습니다)’ 하면 된다”고 하거나, 경기북부 분도에 대한 질문에 “대책 없이 시행하면 강원 서도(西道)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강도 높은 대여 공세의 일환으로 풀이되지만, 그러나 여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율하카페거리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율하카페거리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與박진, 이재명 ‘셰셰’ 발언에 “망국적”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박진 국민의힘 서울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은 2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의 ‘셰셰’ 발언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을 찾아 윤석열 정부의 대(對) 중국·일본외교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며 “지난 2년 동안 윤석열 정권이 무슨 짓 했는지 겪었지 않았나. 가장 크게 망가뜨린 게 외교”라고 일갈했다.

이어 “중국 사람들이 한국이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질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라며 “그냥 ‘셰셰(고맙습니다는 뜻의 중국어)’,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며 두 손을 모아 쥐었다.

그러면서 “뭐 자꾸 여기저기 집적거리고, 양안 문제 우리가 왜 개입하느냐. 대만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가 무슨 상관있느냐”며 “우리는 그냥 우리 잘 살면 되는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 선대위원장은 해당 발언을 ‘망국적 발언’으로 규정하며 이 대표가 ‘나쁜 선동’을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박 선대위원장은 “우리 경제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엄중한 양안 관계를 두고 그냥 ‘셰셰’라면서, ‘뭐 자꾸 여기저기 집적거리느냐’ 이렇게 정부의 외교를 왜곡하고 폄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외교를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나쁜 선동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을 추종하는 통합진보당의 잔존 세력들과 방탄 야합을 하고, 중국에 굴종적이고 러시아를 옹호하고 북한에 한마디도 못 하는 이재명 대표는 외교라는 말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고 맹폭했다.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진 서대문을 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함께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진 서대문을 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함께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李 ‘강원서도’ 발언에 쏟아진 질타

이 대표의 ‘강원서도로 전락’ 발언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이달 23일 경기 북부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힘 공약인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구상에 관한 생각을 묻자 “지금 상태로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즉시 시행하면 여러분은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내에서는 ‘강원도를 비하하는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발언에는 강원도를 비하하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며 “그게 아니라면 ‘전락’이란 표현을 쓰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경기도 보다 강원도가 못한 곳’이란 인식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며 “그건 대단히 오만하고 사리에도 맞지 않는 주장이다. 여기에 대해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위원장인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강원도가 ‘전락’의 대상인가”라며 “이 대표가 머릿속에는 대한민국 8개 도에 자신만의 순위를 매겨 놓은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지적에 이 대표는 서울 송파구 새마을전통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 북부가) 강원도처럼 재정이 어렵고 접경지대라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을 과도하게 한 것 같다”며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달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한 시민에게 “설마 ‘2찍’은 아니겠지”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구설수에 올랐다. 

이처럼 이 대표의 연이은 ‘강경 발언’은 지지층 결집을 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지만,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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