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대파 875원’ 발언 이후 이어진 공방
민주당, 물가 상승 문제 지적 정권심판론 부각
野 “국민, 민생 파탄에 손 놓은 대통령에 화나”
대통령실 “文 정부 때 채소류 가격 가장 높아”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야권을 중심으로 ‘대파값’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작심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채소류가 기상상황에 매우 민감하다고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대파 가격이 치솟으며 ‘파테크’와 ‘반려대파’ 등의 신조어가 유행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또한 대통령실은 하나로마트가 대파를 875원으로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물가 안정 정책이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반영됐고, 하나로마트 자체 할인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 발언 이후 ‘대통령이 현실 물가에 무지하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대응에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대파 등 채소 물가를 점검하며 염기동 농협유통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대파 등 채소 물가를 점검하며 염기동 농협유통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통령실, ‘대파 논쟁’에 작심 대응

대통령실은 26일 홈페이지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를 통해 대파 등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정부의 실패 탓이라는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채소류는 노지에서 재배되므로 가뭄, 장마, 폭설 등 기상상황에 매우 민감하다”며 “필수 식자재인 대파는 겨울(전남), 봄(경기‧전북), 여름(강원‧경기) 등으로 주 산지가 순환돼 일부지역 피해의 파급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난 정부 시기인 2020~2022년도에 채소류의 가격이 가장 높은 흐름을 보였으며, 대파는 2021년 3월 평균 소비자 가격이 6,981원/kg까지 상승해 ‘파테크’, ‘반려대파’와 같은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정부가 현재 상황에 적합한 처방으로 생산자가 피해를 보지 않으면서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시장 소매가격 상승은 최소화되도록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생산자 가격을 유지하며 ▲납품단가 지원 ▲할인지원 ▲수입과일 직공급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

이어 채소류의 경우 지난 정부 시기인 2020~2022년 재해와 코로나 등으로 가격이 가장 높은 흐름을 보였으며, 과일류 소매 가격은 지난 정부 시기인 2021년이 가장 높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또 윤 대통령이 이달 1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대파 판매대에서 “그래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야권이 공세를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하나로마트가 대파를 875원으로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물가 안정 정책이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반영됐고, 하나로마트 자체 할인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하나로마트는 타 유통사에 비해 자체 할인율이 높고 기본적인 국산 식자재에 할인을 집중했기 때문에 필수 식자재인 대파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 서비스(KAMIS)에 따르면, 하나로마트 주요 지점의 대파 가격은 22일 상품 1kg 기준 875원~966원 선에 분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을 방문해 대파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새마을전통시장을 방문해 대파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민주당, 물가 상승 고리로 정권심판론 부각

총선을 보름 앞두고 정가에서는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 발언을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후보는 전날(25일)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에서 윤 대통령 발언에 관해 “대파 한 단이 아닌 한 뿌리의 가격을 고려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 후보는 ‘윤 대통령이 현장에서 (대파) 1㎏ 한 단에 875원이라고 지칭했던 것 같다’는 진행자의 말에 “875원, 그거는 한 뿌리 (가격) 얘기한 것”이라며 “당사자(대통령)에게 정확하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대파 한단 가격이 7000원이었던 사실은 알고 있느냐”며 “문재인 정부는 선심성 퍼주기 정책을 남발해 물가 불안정을 초래했고 현재도 그 여파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자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되치기에 나섰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자 지난 정부 시절 대파 가격 폭등을 거론하며 또다시 남 탓을 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남 탓으로 허송세월할 건가”라고 각을 세웠다.

이어 “국민이 화를 내는 건 대파 가격 상승 자체가 아니다. 경제 침체와 민생 파탄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손 놓은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라며 “그런데도 남 탓으로 때우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관련 발언 이후 물가 상승 문제를 연일 지적하며 정권 심판론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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