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간 이견 첨예한 ‘비핵화 범위’..접점 모이게 설득

[공공뉴스=문병곤 기자] 평양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이한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와 관련한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내주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열리는 ‘비핵화 외교전’에서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준비 중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춘추관에서 ‘9·19 남북정상회담 1주년과 관련해 메시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말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전을 보이지 않던 한반도 정세가 최근 북미 간 대화 재개 조짐으로 풀릴 기미를 보이면서 1주년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차분하게 나아가겠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오는 22~26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후 24일에는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방미 과정 중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해 논의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앞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북한의 체제 보장 방식과 북한 비핵화에 대한 논의가 핵심이 될 예정이다.

특히 이견이 첨예한 ‘비핵화 범위’에 대해 문 대통령은 양국이 접점을 모을 수 있도록 설득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측된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북미 대화에 대해 “의제의 경우 비핵화의 범위가 쟁점”이라며 “북한은 영변(폐기)부터 시작해보자는 의도지만 미국은 전면적인 핵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또한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성과를 설명하고, 우리 노력을 재차 밝힘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준비에 힘쓰는 동안, 이에 앞서 우리 측 북핵협상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하기 위해 워싱턴D.C.로 출국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고 여러 가지 실질적인 문제에서 진전을 가져오려면 서로 허용하고 유연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에 도착 후 비건 대표와 20일(현지시간)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사실상 이달 하순 재개될 것으로 확정된 북미 실무협상에 앞서 대북 전략 공조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 후에 양 측은 북한이 비핵화 논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던 ‘제도안전’과 ‘제재완화’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미 실무협상 의제 논의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21일까지 워싱턴 D.C.에 머무르며 미국 정부 관계자와 싱크탱크 인사 등을 두루 만나 북미 실무협상에 대한 미국 조야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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