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첫 역학조사 결과] 투여 후 증상악화·부작용 호소..“식약처·코오롱 못 믿겠다”
[‘인보사 사태’ 첫 역학조사 결과] 투여 후 증상악화·부작용 호소..“식약처·코오롱 못 믿겠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환자 86명 대상 자체 조사 결과 발표
10명 중 6명 “효과 없거나 통증 더 심해”..정부차원 전수조사 촉구
국감 지적에 식약처 7일 일산병원서 장기추적조사 뒤늦게 개시
  • 김소영 기자
  • 승인 2019.10.07 1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핵심 성분이 뒤바뀐 것으로 드러나 품목허가 취소 사태를 빚은 코오롱생명과학(이하 코오롱)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를 맞은 일부 환자들 사이에서 투여 후 증상이 더욱 악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가 지난 9월 인보사 투여 환자 일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이들은 범정부 차원의 전수조사를 조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법무법인 오킴스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보사 피해환자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법무법인 오킴스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보사 피해환자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그러나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돼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식약처는 3월 인보사의 제조·판매를 중지했으며, 이후 조사 및 코오롱 측에 해명 기회를 주는 청문 절차 등을 거쳐 7월 취소 처분을 확정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인의협, 법무법인 오킴스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보사 피해환자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의협 등에 따르면, 이들은 인보사 투여환자 86명(중복포함 주사 109건)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 10명 중 6명은 인보사 투여 이후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더 심해져 추가 치료(관절주사, 인공관절치환술)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통증 빈도는 투여 전(31%)보다 투여 후(38%)가 더 많았고, 통증 정도에 대해서도 ‘심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도 투여 전(42%)보다 후(53%)가 더 높았다.

또한 인보사 투여 후 부기(59명), 불안(52명), 열감(47명) 등 부작용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의협 인권위원장인 최규진 교수는 “식약처에서 허가했던 사항보다 효과가 미미하고 부작용은 더 많았다”며 “병원, 코오롱, 식약처의 안일한 대응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엄태섭 변호사도 “의사도, 코오롱도, 식약처도, 정부도 책임조차 지려 하지 않는다”면서 “식약처와 코오롱이 추적 관찰하겠다고 발표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코오롱은 식약처가 환자 정보를 주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식약처는 병원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만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보사 허가와 관리·감독 과정에서 드러난 식약처의 부실과 무능은 공범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인보사와 무관한 제3의 기관을 선정해 환자에게 신뢰를 주고 객관적인 추적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면서 “코오롱은 환자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모두 배상하고 향후 부작용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금을 마련해 장기추적 기관에 즉시 제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이의경 식약처장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이의경 식약처장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아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가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현재까지 검사를 진행한 환자는 0명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인보사 사태 발생 직후인 4월15일 당시 6개월 이내에 투여받은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이상사례 등 결과를 보고한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은 셈. 

또한 식약처는 오는 12월까지 검사를 끝내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환자 검진을 위한 병원은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유일해 병원과 실험실 선정도 안 된 상황이라고 장 의원은 전했다.

아울러 인보사 투여 환자는 3006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장기추적조사를 위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운영하는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에 등록된 인원은 이달 초 기준 76%인 2302명 뿐이었다.

식약처는 이달 안에 환자등록을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실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식약처 측은 “환자들이 장기추적조사 참여를 거부하거나 의료기관의 비협조 등으로 100%가 시스템에 등록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의경 식약처장은 이날 보건복지위 식약처 국정감사에서는 인보사 이상반응 등을 파악하는 장기추적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이 이날 이 처장에게 “식약처는 인보사 사건이 터진 지 6개월이 지나도록 투여 환자에 대한 검사를 한 건도 진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이 처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장기추적조사를 위한 환자 2명의 검사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는 환자 등록과는 별개로 먼저 일부 조사가 개시된 것이라는 설명으로, 식약처는 인보사 투여 환자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등록을 받는다.

김소영 기자 114@00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