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광주서 기자회견 열고 “모든 것 던져 정권 재창출” 사퇴 배수진
호남 지지층 결집 초강수..충청권 순회 경선서 이재명에 참패 영향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 당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추격을 위한 동력 확보를 위해 배수진을 친 것이라는 풀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광주·전남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민들께 한없이 죄송하다. 더 큰 가치를 위해 의원직을 던지는 게 이 시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면서 “제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당과 대한민국에 진 빚을 갚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우리는 5·18 영령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라며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 가치에 합당한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는 최근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같은 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참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과 5일 충청권에서 치러진 첫 지역순회 경선에서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에 ‘더블 스코어’ 가깝게 패배한 바 있다. 

권리당원·대의원이 참여한 대전·충남과 세종·충북 투표 합산에서 이 전 대표는 28.19%의 득표율을 거두며 1위인 이 지사(54.72%)에게 26.53%포인트 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2일 64만여명의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반영되는 ‘1차 슈퍼위크’와 25~26일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가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호남지역 지지층 결집을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지만, 일각에서는 민심 잡기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편, 이날 민주당 대선 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측은 이 전 대표의 사퇴 선언에 대해 “경솔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캠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숨결이 배인 정치 1번지 종로가 민주당원과 지지자에게 어떤 상징을 갖는 지를 망각한 경솔한 결정”이라며 “사퇴 의사를 철회하고 경선에 집중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캠프 측은 “제대로 된 개혁을 하라고 180석 만들어 주신 국민의 뜻을 저버린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본인이 아니면 누구도 대선 후보 자격이 없다는 식의 발언은 독선적이다 못해 망상적인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민의 소중한 선택을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저버리는 것은 스스로 정치인의 길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굳이 호남을 발표 장소로 선택한 것이 호남을 지역주주의 볼모로 잡으려는 저급한 시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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