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전차량사업소서 열차 점검 근로자 사망..노동부 대대적 조사
지난해 11월 말 취임 후 대선 과정서 ‘윤석열차’ 논란 국회 소환까지
文정부 마지막 캠코더 인사 분류..불안 행보 ‘윤석열 시대’ 꽃길 걸을까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안전사고 단골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근로자가 사망했다. 나희승호(號)가 출항한 지 4개월 만이다.

사망자는 열차 점검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황.

최근 각종 산업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공기업에서 터져 나온 비보는 더욱 뭇매를 맞는 분위기다.

부산행 KTX 탈선 사고에 이른바 ‘윤석열차’ 논란까지 올해 초부터 코레일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 속 지난해 11월 취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는 나희승 코레일 사장 앞날에 ‘꽃길’만 펼쳐질지는 미지수다.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사진제공=한국철도공사>

◆또 중대재해..열차 점검 근로자 사망

17일 코레일 및 고용부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0시50분께 대전시 대덕구 읍내동에 위치한 코레일 대전차량사업소에서 코레일 소속 근로자 A(56)씨가 사망했다. 

차량 관리원인 A씨는 대전차량사업소 조차장(열차를 연결·분리하는 작업장) 철도검수역에서 열차를 점검하던 도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선로 옆에 누운 채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으며,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고용부는 현장에서 눈에 띄는 외상이 없었고, 평소 지병이 있었다는 전언에 따라 산업재해가 아닐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이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부검을 진행했고, 그 결과 가슴 쪽에 일부 골절이 발견됐으며 내부 장기 손상도 있었다는 내용의 구두 소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은 직원수 2만명이 넘는 대규모 공기업으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부는 사고 즉시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고, 산안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열차 충돌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 파악을 위해 관계자 조사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코레일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해)정확한 것은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안다”고 말을 아꼈다.

부검 결과와 사고 인과성 등에 대해서는 “부검은 끝난 것으로 알고있는데, 부검 결과를 통보해 주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부산행 KTX-산천 열차가 영동터널 인근에서 궤도 이탈 사고가 발생한 지난 1월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이 경부선 열차를 이용하려던 승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부산행 KTX-산천 열차가 영동터널 인근에서 궤도 이탈 사고가 발생한 지난 1월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이 경부선 열차를 이용하려던 승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연초부터 ‘삐걱’..정권 교체기 나희승 거취도 불안

한편, 코레일은 올해 유난히 바람잘 날 없는 모습이다. 1월 초 부산행 KTX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또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후보 홍보를 위해 코레일로부터 빌린 ‘윤석열차’ 계약 담당자가 자회사로 좌천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윤석열차’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열차를 빌려준 코레일을 압박한 것 아니냐”며 보복성 인사를 주장했다. 그러나 코레일 측은 부산행 KTX-산천 궤도 이탈 사고 당시 고객 안내가 미흡했다는 다수 민원 발생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일로 국민의힘은 나희승 사장을 국회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26일 사장으로 취임해 코레일을 이끌게 된 나 사장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철도기술연구원장을 역임했던 나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철기연 대륙철도연구실장을 지내며 당시 비서관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빠르게 승진 할 수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정권 교체기를 맞은 현재 나 사장의 거취에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는 분위기.

이제 막 3년의 임기를 시작했지만, 코레일 사장 중 임기를 모두 채운 사람은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정권 교체 시 자리를 내놓는 사례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취임 후 줄곧 안전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나 사장의 앞길에 먹구름만 더욱 짙어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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