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진영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치솟았다.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다.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하반기 상승률이 7%대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6.0% 상승한 108.22(2020=100)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3%대로 올라선 후, 올해 3월(4.1%)과 4월(4.8%) 4%대를 넘었다. 5월에는 5.4%를 기록한 뒤 지난달 6%까지 뛰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이다.  

품목별로는 공업제품과 서비스가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경유(50.7%)·휘발유(31.4%)·등유(72.1%) 등 석유류(39.6%)와 가공식품(7.9%)을 비롯한 공업제품이 전년동월 대비 9.3% 올랐다.

농축수산물도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 뛰었다. 돼지고기(18.6%), 수입소고기(27.2%), 배추(35.5%) 등의 가격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기·가스·수도 역시 9.6% 올랐다. 다만 이달 1일부터 적용된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분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개인서비스는 5.8% 상승했다. 외식(8.0%)과 외식 외(4.2%)가 동반 상승한 영향이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1992년 10월 기록한 8.8% 이후 29년8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공공서비스는 0.7% 올랐고, 집세도 1.9%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7.4% 올라 1998년 11월(10.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4%로 2009년 3월(4.5%)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3.9%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오름세 둔화 시각도 있지만, 지금 추세라면 당분간 6%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간 7%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그동안 발표한 민생·물가안정 과제들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민생부담 최소화를 위한 추가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