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4대그룹 포함 재계 앞다퉈 피해 복구 성금 쾌척
가전제품, 생필품, 중장비 등 지원 다양..경제5단체도 구호금 전달 결정
지난 6일 규모 7.8과 7.5 두 차례 강진에 튀르키예-시리아 피해 ‘눈덩이’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규모 7 이상의 대지진이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하며 희생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국내 경제계가 피해지역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4대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 그룹들은 앞다퉈 구호 성금을 쾌척하는 한편, 구조장비와 구호물품 등을 튀르키예 현지에 급파하며 신속한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제공=각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제공=각사>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경제계는 6일 발생한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한상의를 비롯해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9일 플라자호텔에서 튀르키예 지진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경제계 차원의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물가상승 등으로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방국인 튀르키예의 피해를 조기에 복구하고 전 세계적인 구호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회원기업들이 여건에 따른 자율적인 지원을 권고하기로 했다. 

또한 경제단체 차원에서도 단체별로 구호금을 마련해 튀르키예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간담회에는 정만기 무협 상근부회장,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 박동민 대한상의 전무이사, 배상근 전경련 전무가 참석했다.

재계 서열 1위 삼성전자는 이날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재민을 위해 현금과 현물 총 3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구호 성금 150만달러는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에 기부할 계획이다.

성금 외에도 ▲재난 현장에 필요한 포터블 초음파 진단기기 ▲이재민 임시숙소용 가전제품 ▲피해가정 자녀 디지털 교육용 태블릿과 함께 ▲가전제품 수리서비스 차량 등 150만달러 상당의 물품도 지원할 방침. 

또한 회사 차원의 300만달러 지원과 별도로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피해지역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삼성은 국내에 산불과 폭우 등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기부에 앞장섰으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에 재난이 발생한 때에도 적극적으로 복구 지원에 나서 왔다.

실제로 2010년 아이티 지진 100만달러, 2011년 일본 동북부 지진 1억엔, 2013년 필리핀 태풍 100만달러·중국 쓰촨성 지진 6000만위안, 2015년 네팔 지진 50만달러, 2017년 멕시코 지진 2000만페소, 2018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지진 60만달러, 2020년 호주 산불 100만호주달러 등 성금을 긴급 지원했다. 

SK그룹은 튀르키예·시리아 피해 복구를 위해 100만달러를 지원한다.

SK그룹은 이날 SV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서부에서 발생한 진도 7.8 규모의 강진 피해 복구를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이 지원금은 사망자만 1만7000여명을 넘어선 튀르키예 등 현지에서 구호 물품 조달 및 전달, 구호 활동 수행 등에 쓰이게 된다.

조경목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우방국인 튀르키예 등의 피해를 조기에 복구하고 전 세계적 구호 활동에 동참한다는 인도적 견지에서 즉각적인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3~8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어린이 난민 긴급 구호를 위해 100만달러, 울진·삼척 등지의 대규모 산불에 20억원, 중부지역 집중호우에 20억원을 지원하는 등 국내외 재난 및 피해 지역의 복구 및 구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사진=KBS 2TV 뉴스 캡쳐>
<사진=KBS 2TV 뉴스 캡쳐>

현대자동차그룹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튀르키예 180만달러, 시리아 20만달러 등 총 200만달러 규모의 구호 성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성금은 현지 구호 활동 및 피해 복구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며 빠른 복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성금 전달과 별도로 현대차 튀르키예 현지 법인(HAOS)은 한국 기업 중에서 최초로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긴급 지원 활동에 나서고 있다.

매몰 현장 구조에 필요한 절단기·그라인더 등 인명 구호장비에 25만유로, 식품·위생용품·방한용품 등 이재민 생필품에 25만유로 등 총 50만유로 규모의 현물을 지원한다.

또한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진 피해 차량에 대한 수리비와 재해 지역 차량 정기 점검비용을 50% 할인해준다.

현대차그룹 역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2022년 미국 허리케인 이언, 2018년 인도네시아 강진·쓰나미, 2017년 페루·콜롬비아 폭우 등 해외 대규모 재해에 성금 및 생필품을 지원해왔다. 

LG그룹 역시 대한적십자사에 튀르키예를 돕기 위한 구호 성금 100만달러를 기탁한다.

성금은 튀르키예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피해 지역의 복구 및 이재민 지원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피해 지역의 조속한 복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성금 지원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LG전자 튀르키예법인도 현지 비영리기구 구호단체 아나톨리아민중평화토대(AHBAP)를 통해 별도의 지진 피해자 구호 기금을 전달했다. 또 빨래방 운영과 학교 등 기반시설 재건에 필요한 물품 지원 등 지진 피해 복구에 필요한 추가 지원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LG화학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각각 2008년, 2013년부터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LG는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2011년 일본 대지진, 2014년 중국 원난성 지진, 2015년 네팔 지진, 2018년 인도네시아 지진 당시에도 구호 성금을 지원하고 현지 법인을 통한 복구 지원활동을 펼쳐 왔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포스코그룹도 튀르키예 구호활동에 동참하며 100만달러를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튀르키예에 스테인리스 냉연 생산 법인인 POSCO ASSAN TST와 가공센터인 POSCO-TNPC,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스탄불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모두 진앙지로부터 거리가 멀어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현지 직원들의 친인척이 피해를 입어 해당 직원에게 특별 휴가를 제공하고 구호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중형 굴삭기 10대를 현지 복구 현장에 지원했다. 두산그룹도 잔해물을 제거하고 옮기는 데 사용되는 스키드로더와 굴착기, 이동식 발전기, 조명장비 등 100만달러 상당의 두산밥캣 건설 장비를 지원하며 피해 현장 구호와 복구 활동 돕기에 나섰다. 

이밖에 KT&G도 이재민 지원과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3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이번 구호 성금은 KT&G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조성한 기부성금인 ‘상상펀드’에서 마련됐다. 

한편, 이번 지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내고 있는 상황.

규모 7.8과 7.5 두 차례 강진 발생으로 인한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는 9일(현지시간) 기준 2만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본 지진 당시 사망자 수는 1만8500명이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아래 20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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