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관념 아닌 철저한 준비..최태원式 경영 마인드 주목
글로벌 위협을 곧 기회로, 디커플링 대처 고심 흔적 드러내

[공공뉴스=임혜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임 임원들에게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시나리오 플랜을 짜서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대처하라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앞서 디커플링 발언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글로벌 위기를 계기로 최태원식 경영 마인드가 새롭게 강조되는 모습이다. 신임 임원들이 글로벌 경제 변동의 키워드를 읽어내고 대처하는 데 고정관념 등 한계가 없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부각되고 있다. 

2023 신임 임원과의 대화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임 임원 패널과 토론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SK그룹>
2023 신임 임원과의 대화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임 임원 패널과 토론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SK그룹>

◆다양성 관련 고민 당부..소통과 매니지먼트도 정조준

1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열린 ‘2023 신임 임원과의 대화’에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원동력은 조직의 ‘다양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조직은 생산효율이 20~30% 가량 높다”며 “신임 임원은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관계’를 만드는 역할 뿐만 아니라 조직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역할도 맡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다양성과 여성 이슈도 연계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추세”라며 “2023년 신임 임원의 여성 비율은 약 7% 수준이고, 국적은 모두 한국이다.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가 더욱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최 회장은 “SKMS(SK Management System)의 근간에 따라 일을 잘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행복을 만들어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구미 소재 SK 실트론을 방문해 시찰 중인 모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회사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구미 소재 SK 실트론을 방문해 시찰 중인 모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회사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디커플링 또다시 부각돼..시나리오 플랜 절실

최 회장은 “향후 산업별로 디커플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즈니스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시나리오 플랜에 따른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급망 관리 및 시장 확대를 통해 위협을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SK 나이트(SK Night) 행사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디커플링 등 현안에 대한 생각을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은 “(미·중 긴장 관련) 저는 시나리오를 계획하는데 아주 극단적인 것부터 현상 유지까지 다 있다”면서 “지금은 어떤 시나리오가 됐든 생존하는 방안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짚었다. 

또한 미·중 패권 경쟁이 촉발한 세계 경제 디커플링의 핵심 특징으로 “결국 안보 문제로 들어간다는 것”이라고 꼽고, 특히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분야에서 디커플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버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특정 산업 부문이 문제이므로 우리의 제도적 변화 등을 통해 생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에 신임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디커플링 관련 언급을 내놓은 것은 이런 변화 흐름에 대해 적극적 대응준비를 강조하는 것이 그의 소신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나리오 플랜  등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철저한 대비 필요성을 주목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이번 행사와 관련해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신임 임원들이 초심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기 위해 매년 소통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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