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을믿는사람들’ 홈페이지 포스터 공개
“그만들좀 하시면 좋겠다..인간 먼저 됐으면”
감독 “일방적 주장 의해 성희롱범으로 낙인”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하는 것에 대해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날선 비판을 내놨다. 

류 의원은 해당 영화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논란으로 인해 생산되는 인터뷰·콘텐츠의 존재 만으로 피해자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화 개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가에서는 ‘2차 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뉴시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진=뉴시스> 

류 의원은 1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박원순 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인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홈페이지에 영화 ‘첫 변론’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해당 포스터에는 ‘세상을 변호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하려한다’는 문구가 실렸다. 영화는 오는 7월에 개봉된다. 

류 의원은 해당 영화 상영 자체가 2차 가해란 입장이냐는 물음에 “그렇다”며 “이런 다큐멘터리, 그리고 이 논란 때문에 생산되는 인터뷰나 각종 콘텐츠의 존재 자체만으로 피해자에게 다시 더 큰 스트레스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성범죄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대목들도 있지 않느냐. 성범죄 유무는 박원순 시장 사망 때문에 확정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이런 2차 가해가 자행될 게 뻔했기 때문에 피해자는 최소한의 법적 판단이라도 받아 둬야 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온 게 지금 국가인권위의 결정인 거고, 인권위는 박원순 시장의 성적 언동은 부하 직원에 대한 성적 대상화이며 성희롱이라고 결정을 했다”고 부연했다.

류 의원은 또 추모도 좋고 예술도 다 좋은데, 먼저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류 의원은 “인권위 결정이 있은 후에 피해자는 ‘아직까지 피해 사실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께서는 이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며 “그만들 좀 하시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이어 “인권변호사였던 시장님의 유지가 이런 것일 리가 있겠느냐”며 “내가 내 과거를 잊고 싶어 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과거도 잊어주려고 하는 게 인간이다. 추모도 좋고 예술도 다 좋은데, 먼저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영화 개봉 자체를) 막을 만한 수단이 있으면 막고 싶다”며 “(가처분 신청 등의 움직임이 있다면) 뜻이 있다”고 부연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 포스터. <자료제공=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 포스터. <자료제공=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아울러 류 의원은 해당 영화가 개봉될 경우 가장 우려하는 점에 대해서 또 다시 이어질 ‘집단 린치’를 꼽았다. 

류 의원은 “‘역시 우리 시장님이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류의 집단 망상과, 또 다시 이어질 집단 린치가 걱정”이라며 “정말 대단한 사회적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런 콘텐츠를 생산하면 그 밑에 또 주옥같은 댓글들이 달릴 거고, 그런 걸 피해자가 본다고 생각을 해보라”며 “(박 전 시장 사망) 당시 피해자와 연대하겠다 선언한 저한테도 그야말로 ‘집단 린치’가 가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영화를 제작한 김대현 감독 역시 같은 날 해당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첫 변론’을 만든 이유에 대해 밝혔다.  

김 감독은 “그동안 박 시장이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서 성희롱범으로 낙인이 찍혀 있어서, 저희들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에서 보장받지 못했던 그런 방어권을 행사하는 의미에서 ‘첫 변론’이란 타이틀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 개봉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에 대해 “2차 가해라는 것은 1차 가해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1차 가해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이것을 2차 가해로 몰아갈 수 있는 걸까,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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