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두 달 새 대구 6번 방문..‘세 결집 행보’란 분석
‘지지자 연락망’ 구축 후 첫모임..지지세 예상 가능
韓장관 대구 방문 후 본격 탄력받은 ‘총선 출마론’
총선 앞 지역 민심 어디로 쏠릴지 커지는 궁금증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구를 찾아 화제를 모은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재차 대구를 찾는다. 

대구·영남 기반 신당 창당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의 대구 방문은 지난 두 달 사이에만 6번째다. 이 전 대표의 이번 대구 방문을 놓고 ‘세(勢) 결집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과 함께 한 장관에 대한 견제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총선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한 장관에 이어 이 전 대표가 ‘보수의 심장’ 대구를 놓고 입지 굳히기에 나선 모양새다.

(왼쪽부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 이준석, ’천아용인’과 26일 대구行

23일 이 전 대표에 따르면, 그는 오는 26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대한민국과 대구, 그리고 경상북도의 미래’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친(親)이준석계로 꼽히는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등이 함께 한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온라인으로 모집한 ‘지지자 연락망’을 통해 행사 일정을 알렸다. 이 전 대표는 이달 18일부터 구글폼을 통해 ‘지지자 연락망’을 모집하며 본격적인 세력 규합에 나선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대구를 찾는 것은 최근 두달 새 6번째다. 이번 대구 행사는 신당을 추진할 핵심 지역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세를 가늠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26일 대구 행사 참석자를 통해 어느 정도의 지지세가 있는지 예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준석 신당으로 가는 과정에서 사람이 어느 정도 모일지 실체가 드러나는 행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에 “교회를 다니거나, 일요일까지 장사를 하는 등 참석 못하는 분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의 지지세가 있는지 대충 배수로 예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인원이 모일 거라 예상하느냔 물음엔 “저도 모른다”면서도 “대구 12명 의원들을 제가 잘 알지만,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정도 외에는 아마 버스 동원 안 하고 공지만으로 100명 모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자 연락망’ 구축 후 첫 모임인 만큼 26일 행사에 얼마나 많은 지지자들이 모일지 관심이 쏠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대구스마일센터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대구스마일센터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李 대구 방문, 한동훈 견제 때문?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대구 행사가 한 장관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한 장관은 이달 17일 대구 스마일센터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몰려든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느라 예매해둔 기차표를 취소하고 서울 복귀를 3시간 늦춘 바 있다. 

이후 ‘한동훈 총선 출마론’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으며 한 장관을 향한 여권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전날(22일) OBS 뉴스O에서 한 장관을 향해 “빨리 당에 와서 도와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5선 중진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SNS를 통해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총선 출마론’에 대한 국민의힘 지지층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이달 19일에서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응답자의 74%는 ‘한 장관의 총선 출마가 여당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 여론조사 응답률 11.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한 장관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며 이 전 대표에게 몰렸던 관심도 다소 주춤해진 분위기. 

이 전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22일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초청 토론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동훈 장관이 보수 내 잘못된 의견과 철저히 단절하고 보수의 미래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가지고 경쟁할 때 좋은 경쟁자이자 동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동대구역 제2맞이방에서 신당 추진 가능성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동대구역 제2맞이방에서 신당 추진 가능성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구 민심 어디로 기울까 ‘이목’  

20대 중반의 나이에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한 이 전 대표는 헌정 사상 첫 30대 당대표를 역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왔다. 

여론전에 능해 늘 화제를 주도했던 이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에도 영향력을 과시했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30% 중반대에 갖힌 가운데 제기된 ‘이준석 신당론’은 보수 분열의 가능성을 키웠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이 처럼 집권 여당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한 장관의 대구 방문으로 분위기 반전이 이뤄진 모양새. 한 장관의 존재가 국민의힘 입장에서 ‘비장의 카드’로 여겨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행사에 연이어 참석하며 대구·경북(TK) 민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보수층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한 장관까지 가세해 ‘TK 민심 굳히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2대 총선은 윤 대통령 임기 후반의 명운을 좌우할 선거다. 한 장관으로 대표되는 정부 여당과 이 전 대표가 선두에 선 비윤(非尹·비윤석열)계의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의 아성’ 대구 민심이 한 장관에게 기울지, 혹은 이 전 대표에게로 쏠릴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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