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험지’로 분류하기 힘들단 지적 나와
유상범 “당선 되더라도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河 반발 “원희룡·한동훈 출마설 나올땐 험지냐”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집권 여당에서 가장 먼저 ‘험지 출마’를 예고했던 ‘부산 해운대갑 3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여당 내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종로는 ‘험지’로 분류하기 힘든 지역구이며, 하 의원이 다소 성급하게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는 지적이다. 

이 처럼 싸늘한 반응에 하 의원은 “원희룡, 한동훈 (종로) 출마설 나올 때는 종로가 험지고, 하태경이 나오면 험지가 아닌 건가”라고 반발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 김병민 “河 존경한단 문자 취소하고 싶어”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8일 오전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에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김 최고위원은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보고 처음 접했다”며 “하태경 의원이 수도권 험지 출마한다고 했을 때 ‘의원님 존경한다’ 이렇게까지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문자 취소한다’ 이렇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하태경 의원이 걸어왔던 길과 하태경 의원의 정치적 그림과 전혀 반대의 길을 걸어가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이 49개 지역이고,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있는 곳이 10곳이 채 안 된다”며 “40개 가까운 지역구에서 하 의원이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이슈를 끌어갈 만한 지역이 종로밖에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하 의원이 ‘내가 한 번 더 국회의원을 하기 위해 가장 유리한 곳을 찾아간다’는 프레임에 갖히는 순간 여당도 함께 어려워진다고 직격했다.

김 최고위원은 “종로는 캐스팅보트 지역이기도 하고 유력 대권주자들의 각축전이 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서울 49개 지역을 놓고 봤을 때 보수적인 성향이 49개 중 중간값 이상이 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태경 의원이 했던 ‘용기 있는 결단’이 ‘내가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기 위해서 나에게 가장 유리한 곳을 찾아갔다’는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 순간 하 의원도 어려워지고 국민의힘도 함께 어려워진다”고 꼬집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 의원은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을 예상했느냔 물음에 “예상 못 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하 의원이) 험지 출마를 한다고 처음에 깃발을 들지 않았는가. 그래서 ‘적어도 지금까지 우리 당의 중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당선되지 않았거나, 우리가 과거 당선됐다가 상당 기간 빼앗긴 그런 데서 경쟁력을 보이겠다’는 걸로 생각을 했지 초선 의원이 있는 자리에서 본인이 (출마 선언을 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하 의원이) 종로로 가면 결국은 본인이 당선되더라도 결국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라고 꼬집었다.

현재 서울 종로가 지역구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최 의원은 지난해 3월10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52.0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현재 서울 종로가 지역구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최 의원은 지난해 3월10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52.0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 부정적인 당내 반응에 반발한 河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하 의원이 지나치게 서둘러서 종로 출마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의원은 “(하 의원) 본인은 (종로가) 험지라고 우기고 계신다. (당선이) 보장된 곳은 아니니까, 우리가 누구를 내보내도 되는 곳은 아니니까 우길 여지는 있다”면서도 “그런데 어쨌든 지금 현역 (국민의힘) 의원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궐선거로 당선돼서) 0.5선밖에 안 된 사람한테 ‘너 비켜, 내가 해야 돼. 왜냐하면 너는 안 될 것 같으니까’라는 것”이라며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매우 예민한 문제이고, 판단도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잘 이해가 안 가는 것이, (하 의원이) 되게 서두르셨다. 종로 같은 지역은 전략지역으로 선포가 될지 안 될지도 애매한, 아직 불확실성이 많은 곳”이라며 “전략지역이 아니면 0.5선 현역이 가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데 (하 의원은) 어제 뭔가 쫓기는 분처럼 서둘러서 발표를 하셨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당내 지적에 하 의원은 ‘서울 종로는 수도권 험지’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종로가 사실 우리 당에 굉장히 어려운 지역이었다. 그런데 지금 착시가 좀 있다”며 “(지난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안 나와서 손쉽게 보궐선거 때 (여당이 이겼다)”고 항변했다.

이어 “그래서 종로가 굉장히 어려운 지역이고 종로를 누군가가 지켜내야 되는데, 제가 쭉 당과 상의도 하고 여러 정보들을 탐문해본 결과 마땅한 대안이 없다 해서 ‘저라도 깃발을 들어야겠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내에서도 일부 ‘현역 의원이 있기 때문에 종로가 험지가 아니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그런데 이상한 게, 최근에 보면 원희룡, 한동훈 종로 출마설도 나왔다. 그때는 당 내에서 ‘종로가 험지’라는데 이견이 아무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원희룡, 한동훈 출마설 나올 때는 종로가 험지고 하태경 나오면 험지가 아닌 건가”라며 “4년 전에 종로에서 20%p 차라는 큰 격차로 (보수진영이) 졌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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