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의 장기 추세’ 보고서 발간
‘평생 결혼 안해’ 지난해 14%..10년간 핵심 연령 미혼 비중 2배↑
“노동공급 확보 위해 결혼·출산 기회비용 낮추고 정책 개선해야”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최근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로 만혼과 비혼 인구가 급증하는 추세다. 미혼 인구 증가세는 미래 노동공급에 큰 차질이 빚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의 장기 추세’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픽사베이>
해당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픽사베이>

지난 20여 년간 미혼인구 비중이 3.2%포인트 상승했는데, 특히 핵심연령층 내 미혼인구 비중이 2000년 7.4%에서 2020년 24.6%로 17.2%포인트 증가하면서 총인구의 미혼율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초혼연령은 남성의 경우 2000년 29.3세에서 2022년 33.7세로, 여성의 경우 26.5세에서 31.3세로 빠르게 늘어났다.

최근에는 만혼의 비혼화가 실현되는 경향까지 관찰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평생 결혼하지 않는 인구 비중인 생애미혼율은 2013년 약 5%에서 지난해 14%로 높아졌다.

한은은 미혼인구 증가에 따라 노동시장 내 미혼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0년간 핵심 연령층 인구 내 미혼 비중은 16%에서 28%로 약 두 배 규모로 커졌다.

노동시장은 경제활동인구, 취업자수, 총근로시간 등에서 미혼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인구 변화의 흐름을 유사하게 따라가고 있다. 

다만, 실업자 중 미혼 비중은 인구 비중을 크게 상회하는데 이 비중은 미혼인구의 증가와 함께 더욱 확대돼 현재 핵심연령층 실업자 절반이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인구 증가가 노동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로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우선 남성의 경우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년~2023년 평균)은 미혼 대비 각각 13%포인트, 16%포인트 높고 실업률은 약 4%포인트 낮았다.

반면, 여성의 경우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2013년~2023년 평균)은 미혼 대비 각각 19%포인트, 16%포인트 낮았다.

이러한 미혼과 기혼 간 노동공급 격차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우리나라는 남성의 경우 미혼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여성의 경우 기혼의경제활동참가율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결혼 여부에 따른 노동공급 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또한 학력수준, 가장 여부, 나이 등과 같이 결혼여부 외에도 노동공급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그러나 노동공급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을 통제하고 분석한 결과에서도 결혼여부는 여전히 남녀 모두에서노동공급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가져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의 노동공급, 여성의 노동공급 그래프. <자료제공=한국은행>
남성의 노동공급, 여성의 노동공급 그래프. <자료제공=한국은행>

한은은 인구의 미혼화 추세를 감안한 장기 노동공급도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출산율 간에 역의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현재 세대의 여성 노동공급과 미래의 노동공급 간에는 상충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즉, 혼인율 하락에 따라 현재의 여성 노동공급이 증가할 경우 이는 저출산으로 이어져 미래의 노동공급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혼인율 변화와 함께 장래 인구추계에 반영된 출산율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동공급 장기추세를 추계해 보면, 미혼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경제활동참가율 장기추세의 정점 시점이 당겨지고 정점 수준은 낮아지며 정점 이후 감소속도는 가팔라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한은은 “혼인율을 높이는 것은 미래의 노동공급 뿐만 아니라 현재시점의 안정적인 노동공급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기회비용을 낮춰 이들을 선호도 높은 선택으로 만들어 줘야 하는 인구 미혼화 완화 정책과 미혼인구가 노동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동시장의 환경을 인구 동학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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