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당한 뒤 8일 만에 퇴원..현장에 인파 몰려
희망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가겠다 약속
연이은 탈당에 어수선해진 당 내부 수습 필요
정성호와 ‘현근택 징계 문자’ 논란도 잠재워야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을 당한 이후 8일 만에 입원 중이던 병원에서 퇴원했다. 

이 대표는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도 다시 한번 성찰했다고 밝혔다. 

퇴원한 이 대표 앞에는 당내 계파 갈등 수습, 90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지휘 등의 과제가 산적한 상황. 

민주당 비주류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이 민주당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탈당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시선이 쏠린다.

부산 일정 중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 일정 중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흉기 피습 8일 만에 퇴원한 李

이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다. 지난 2일 부산 가덕도에서 왼쪽 목 부위를 흉기로 공격당한 지 8일 만이다. 

현장에는 지지자와 유튜버 등 200여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치고 이들을 통제했다. 

당초 이 대표는 최소 2주 간은 입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원칙과 상식’의 탈당 선언 등으로 현실화된 당내 분열을 수습하기 위해 조기 퇴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병원 앞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 대표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먼저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살려주셨다. 국민이 살려주신 목숨이라 앞으로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놀란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며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이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자신부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타협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정치가 어느 날인가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되돌아보고 저 역시도 다시 한 번 성찰하고,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제 증오하고 죽이는 전쟁 같은 정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지면 좋겠다. 저도 노력하겠다”며 “존중하고 공존하는 정치로 복원되고, 희망 있는 나라로 함께 갈 수 있다면 남은 제 목숨이 없어진들 뭐가 그리 아깝겠느냐”고 부연했다.

부산 일정 중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 일정 중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탈당으로 어수선한 당 내부 수습해야

퇴원한 이 대표 앞에는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비명계(비이재명계, 혁신계) 모임 ‘원칙과 상식’ 의원들의 탈당으로 어수선해진 민주당 내부를 수습해야 한다.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내일(11일)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한 이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민주당 소속 지역 정치인의 여성 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전날(9일) 한 언론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이 대표와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을 포착했다. 

현 부원장이 지역 정치인의 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정 의원과 이 대표가 그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한 것. 현 부원장은 ‘강성 친명’계로 분류된다.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는 이 대표의 물음에 정 의원은 “당직자격 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되묻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의 윤리감찰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진 것은 사당화의 증거’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원칙과 상식’ 소속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짜 황당한 일”이라며 “당에 징계에 대한 시스템이 분명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측근 의원과 당 대표가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공당으로서는 있을 수가 없는 얘기”라며 “사당화의 완전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가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우고 갈등 봉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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