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부실 유동성 위기..채권단 워크아웃 개시 동의율 96.1%
오는 4월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 상환 유예..실사 및 존속능령 평가
일반 상거래채권 만기 자금·우발채무 규모 변수, 법정관리 가능성도
채권단 “국민 앞 자구계획 철저 이행 약속 신뢰..뼈 깎는 노력 기대”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태영건설이 진통 끝 워크아웃 개시에 성공하면서 일단 경영 정상화 물꼬를 텄다. 

이에 따라 금융채무는 최대 4개월간 유예받게 됐다. 다만, 향후 태영 측은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방법으로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그 규모는 5000억원 달한다.

일각에서는 태영건설의 우발채무도 변수로 꼽고 있다. 채권단 실사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우발채무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큰 것으로 확인될 경우 워크아웃이 중단될 수도 있어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다.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금융채권 최대 4개월 상환 유예..우발채무 규모는 변수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12일 지난해 12월28일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이하 협의회) 안건에 대한 결의서를 전날(11일) 자정까지 접수했으며, 그 결과 동의율 96.1%로 워크아웃을 개시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워크아웃 개시를 포함해 모든 안건이 결의됨에 따라, 태영건설 협의회는 오는 4월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예한다. 주채권은행이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1개월 연장 가능하다. 

또한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을 평가한다. 

실사 및 평가 결과 태영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이 인정되고 계열주 및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한다고 판단되면, 주채권은행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협의회에 부의하고 의결 절차를 진행한다. 

기업개선계획은 이해관계자간 공평한 손실분담의 원칙하에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 ▲금융채권자의 채무조정 방안 ▲신규자금 조달 방안 등을 포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사에서 태영건설 우발채무가 현재 알려진 것보다 더 많고 청산 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채권단은 워크아웃을 중단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 철자)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보고한 보증채무는 총 9조5044억이며, 이 가운데 우발채무는 2조5259억원이다. 

태영건설 채권단은 상거래 채권 만기와 일부 금융채권 이자 등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기업개선계획 확정 전 기업 운영 자금 조달이다. 워크아웃 개시로 금융채권 행사는 일시 중단되지만, 전국 사업장 인건비와 공사비 등 일반 상거래채권은 만기가 도래하면 갚아야 한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KDB산업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소재 KDB산업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PF사업장 혼란 최소화..채권단 “태영그룹, 뼈를 깎는 노력 필요”

워크아웃이 개시됨에 따라 PF사업장별로 PF대주단은 PF대주단협의회를 구성, 태영건설과 협의를 통해 신속하게 처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 중 분양이 완료된 주택 사업장이나 비(非)주택 사업장은 당초 일정대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분양 진행 중인 주택 사업장은 분양율을 제고해 사업장을 조기에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아직 공사를 개시하지 않은 사업장은 사업성과 실행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기 착공 추진, 시공사 교체, 사업 철수 등 처리방안을 신속하게 확정해 대주단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 최소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협력업체와 수분양자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 공사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PF대주단은 PF사업장 처리방안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검토해 이에 소요되는 자금의 조달과 집행, 공사 진행을 원활하게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자금관리단을 구성, 태영건설에 파견해 회사의 자금 집행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PF사업장의 처리와 관련해 발생하는 부족자금은 PF사업장별로 대응방안을 마련, 실행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자금관리단이 태영건설과 PF사업장의 자금 관계를 독립적, 객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산업은행은 “협의회가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대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며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어 “협의회는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자구계획과 책임이행 방안을 계획대로 이행한다면, 태영건설이 PF사업장을 포함해 기존 공사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태영건설의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수립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태영건설 임직원과 태영그룹은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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