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공관위, 영남 중진에게 지역구 변경 요청
서병수·김태호 의원에 ‘낙동강 벨트’ 출마 요구
민주당 공관위원장, ’선배 정치인’에 희생 압박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22대 총선이 6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중진들의 ‘희생’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부산진갑·5선)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산청함양거창합천·3선)에게 출마 지역구 변경을 요청했다. 영남 중진들에게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자리한 ‘낙동강 벨트’ 지역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 

또한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결정을 해 달라”며 중진들의 희생을 압박하는 발언을 내놨다. 

(왼쪽부터) 영남 중진인 서병수·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영남 중진인 서병수·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 국힘, 영남 중진에 출마 지역구 변경 요청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서 의원에게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갑 출마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장 총장은 김태호 의원에게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있는 경남 양산을 출마를 부탁했다고도 전했다.

장 총장은 “우리 당으로서는 꼭 이겨야 하는 지역들이 있다. 정치 신인을 내보내선 이기기 힘든 지역들”이라며 “당 중진들이 우리가 꼭 이겨야 하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으면 이기기 힘든 지역으로 가서 희생해 주면 선거 승리에 기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의원에게 특정 지역 출마를 요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서 의원은 부산시장을, 김 의원은 경남지사를 하신 분들이라 부산, 경남 어딜 가도 경쟁력이 있다”며 “유권자들께서 충분히 선택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총선 승리를 위해 더 적극적인 헌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진 의원들의 희생 규모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한 비대위원장은 “승리하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헌신해야만, 많은 사람이 헌신해야만 그것이 국민의힘 승리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저도 불출마하지 않았나”라며 “불출마가 꼭 답은 아니지만 꼭 이겨야 할 곳, 치열한 승부의 장에 많은 실력 있는 분들, 중량감 있는 분들이 나가주시는 것이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결과(1차)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결과(1차)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민주당 공관위, 1차 경선 지역구 발표

제1야당 공관위는 같은 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1차 경선 지역구 23곳과 단수 공천 지역구 13곳을 발표했다.

지역구 중 서울의 경우 ▲서대문구을 김영호, 문석진 ▲송파구을 박지현, 송기호, 홍성룡 ▲송파구병 남인순, 박성수 후보가 경선을 치른다.

경기에서는 ▲광명시갑 임오경, 임혜자 ▲군포시 김정우, 이학영 ▲파주시갑 윤후덕, 조일출 후보가 맞대결을 펼친다. 인천의 경우 ▲연수구을 고남석, 정일영 ▲남동구갑 고존수, 맹성규 후보가 맞붙는다. 

충남의 경우 ▲당진시 송노섭, 어기구 후보가 경선을 치르며, 대전에서는 ▲동구 장철민, 황인호 ▲유성구갑 오광영, 조승래 후보가 경선한다. 

부산은 ▲금정구(김경지, 박인영)가 경선지로 분류됐다. 경북에서는 ▲포항시남구울릉군 김상헌, 유성찬 ▲김천시 장춘호, 황태성 ▲구미시 김현권, 장세용이 경선한다. 경남은 ▲창원시진해구 김종길, 황기철 ▲사천시남해군하동군 고재성, 제윤경 후보가 경선을 치른다.

울산은 ▲남구을 박성진, 심규명 후보가, 광주에서는 ▲북구갑 조오섭, 정준호 ▲북구을 이형석, 전진숙 ▲동구남구갑 윤영덕, 정진욱 후보가 맞붙는다. 전북에서는 ▲익산시갑 김수흥, 이춘석 후보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제주에서는 ▲제주시갑 문대림, 송재호 후보가 경선을 진행하게 됐다. 

민주당이 단수 공천을 하기로 한 지역구 13곳은 ▲부산 서구동구 최형욱 ▲부산 진구을 이현 ▲부산 북구강서구을 변성완 ▲부산 해운대갑 홍순헌 ▲대구 달서구을 김성태 ▲대구 달성군 박형룡 ▲울산 동구 김태선 ▲충북 제천시단양군 이경용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박수현 ▲충남 서산시태안군 조한기 ▲경북 경주시 한영태 ▲경남 진주시갑 갈상돈 ▲경남 양산시갑 이재영 등이다.

전남 지역의 경우 선거구 획정 문제가 아직 결론나지 않아 이날 발표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1차 경선 투표는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결과는 21일 공개된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하며 경선 결과는 최고위원회 의결로 확정된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2대 총선 대비 모의개표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2대 총선 대비 모의개표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임혁백 공관위원장, 중진 희생 압박

이 자리에서 임 공관위원장은 ‘선배 정치인’들을 향해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는 결정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 공관위원장은 “이번 공천은 혁신과 통합의 공천”이라며 “혁신과 통합은 ‘명예혁명 공천’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선 1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 명단에 들어가 있지 않은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결정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정권의 탄생에 원인을 제공한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이는 중진들의 희생을 압박하는 동시에 현 정권 탄생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전임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임 공관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사견을 전제로 “문재인 정부 하에서 지금의 검찰 정권의 탄생에 본의 아니게 기여한 분들이 있다면, 우리가 조치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책임감은 느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발언한 바 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