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韓, 연초부터 전국 누비며 광폭행보
전투력 발휘해 민주당 주류 86 운동권 맹비난
연휴 앞 여론전·민생 행보·정치개혁 공약 발표
인기높지만 당 지지율은 낮은 ‘디커플링’ 숙제

설 연휴 첫 날인 오늘(9일), 22대 총선이 61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설은 총선 전 마지막 명절 연휴인 만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제3지대 신당 세력까지 ‘설 명절 밥상머리 민심’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연휴 전 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주류 세력인 ‘86(80년대 학번·60년대생)세대 운동권’을 연일 비판하며 지지율 반등을 꾀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거듭 ‘정권심판론’을 부각하며 범(凡)야권 연대 구축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명절 밥상에 오를 파격적인 정책들을 제시하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명절을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명절을 맞아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며 전국의 여론이 뒤섞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공뉴스>는 설 민심을 겨냥한 각 당의 총선 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註>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정혜경 기자 지난해 말 위기에 빠진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한 비대위원장은 연초부터 전국을 누비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그는 국회의원 정수 감축, 의원 세비 삭감 등의 정치개혁 공약을 꺼내드는 한편, 특유의 대야(對野) 전투력을 발휘해 민주당을 겨냥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한 비대위원장은 명절 연휴 직전 관훈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국민과의 소통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여권의 ‘아킬레스 건’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이슈를 언급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최근 갈등이 분출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신뢰 관계’라고 강조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한 비대위원장이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민생 행보를 이어감과 동시에 대야투쟁의 선봉에 서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다. 명절 밥상머리 민심이 한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여당에 어떤 평가를 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 관훈 토론회에서 ‘정공법’ 선보인 韓

이달 7일 한 비대위원장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관훈 토론회에 참석해 민감한 주요 현안에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기본적으로는 굉장히 저열한 몰카 공작이 맞다”면서도 “그렇지만 경호 문제라던가, 전후 과정에서 국민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 제2부속실 설치라던가 특별감찰관 임명 등으로 보완해나갈 수 있는 문제”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의 ‘사천(私薦)’ 논란이 확산한 것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명을 내놨다. 한 비대위원장은 “정치를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이 (시작) 한달도 안돼서 집권여당을 사당화할 수 있다면 그 분을 찾아서 모셔오고 싶다”며 “정치의 신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양지에 갈 수 있는 스타급 인재들이 자진해서 우리 당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험지로 자진해 나간다면 저는 업어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고 그게 당 대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이 처럼 한 비대위원장은 최근 ‘윤-한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사안들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당정관계가 굳건함을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제1야당 대표를 겨냥해 “검사독재가 있다면 지금 이재명 대표는 감옥에 있을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이재명 때리기’는 이번 총선을 ‘정권 지원론 대 정권 심판론’ 구도가 아닌 ‘한동훈 대 이재명’의 차기 대권주자 간 대결 구도로 치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지난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구매한 상품을 들어보이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지난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구매한 상품을 들어보이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설 연휴 직전 계속된 민생 행보

지난해 12월26일, 총선을 106일 앞두고 취임한 한 비대위원장은 그간 전국을 순회하며 ‘정치인 한동훈 데뷔전’에 나섰다. 이후 그는 정치개혁 공약, ‘택배 배송’ 콘셉트의 총선 공약 등을 연달아 제시하며 정책 이슈 선점에도 공을 들였다.

한 비대위원장은 그간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 이상의 형 확정시 재판 기간 세비 전액 반납 ▲자당 귀책으로 발생한 재보궐 선거 지역 무공천 ▲국회의원 정수 50명 감축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 금지 ▲국민 중위소득에 맞춘 국회의원 세비 삭감 등의 정치개혁안을 제시해왔다. 

또한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택배’ 형식으로 ▲저출생 종합 대책인 ‘일·가족 모두행복’ ▲철도 지하화가 포함된 ‘구도심 함께 성장’ 등의 총선 공약을 직접 발표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와 동시에 연일 ‘86 운동권 청산’을 부르짖으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정권심판론’에 맞서 ‘운동권 이념 정치 세력 청산론’을 내세운 것.

한 비대위원장은 명절 직전에는 국민의힘의 험지로 꼽히는 지역의 전통시장을 연이어 방문해 바닥 민심 훑기에 나섰다.

2일 경기도 구리전통시장에서는 전통시장 상품권 관련 액수를 2배 이상 늘리는 것이 골자인 공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5일에는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아 식료품을 온누리상품권으로 직접 구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 2일 오후 경기 구리시 구리전통시장을 방문해 한 시민으로부터 목도리를 선물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 2일 오후 경기 구리시 구리전통시장을 방문해 한 시민으로부터 목도리를 선물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韓-국힘 간 디커플링 현상 ‘숙제’

한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광폭 행보’는 설 연휴 직전에도 계속됐다. 그는 전날(8일) 서울역 귀성인사에 참여하고,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백사마을을 찾아 연탄 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민생 행보에 주력했다.

지난해 말 집권 여당의 사령탑에 오른 한 비대위원장은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다자조사에서 한 비대위원장은 23%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갤럽에서 조사를 실시한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이 처럼 한 비대위원장 개인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진행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를 기록했다. 이는 한 비대위원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11월2주차(37%)에 비해 오히려 하락한 수치다.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조사 개요·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연휴 동안 이뤄질 민심의 변화가 이 같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현상에 돌파구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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