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봄:입학·새싹 등 ‘첫’ 희망→행복 의미 찾기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 저는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새내기예요. 몇 년 전 버킷리스트에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것을 적은 적 있는데, 드디어 그 목표를 하나씩 이룰 수 있게 됐죠. 중·고등학교 때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캠퍼스의 낭만을 이제는 당당히 누릴 수 있게 됐고, 소개팅, 친구들과의 여행 등 생각만 해도 설레고 기대가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일부 친구들은 벌써부터 취업을 걱정하면서 자기계발이나 스펙 쌓기에 집중하기도 하는데, 저는 당분간은 경쟁은 잊고 휴식의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대학 새내기 시절은 일생에 단 한 번 뿐인 지금밖에 없잖아요. 이때 쌓은 추억과 경험이 사회에 나갔을 때 힘이 될 수 있을지 누가 알겠어요. (남·19·서울 서대문구)

제주시 한림공원에 핀 수선화. <사진=뉴시스>
제주시 한림공원에 핀 수선화. <사진=뉴시스>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은 새학기, 새로운 첫 걸음을 떼는 시기다. 때문에 진정한 한 해의 시작을 3월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태동하는 계절을 맞아 모두의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도 활기가 솟아나고 있다.  

# 입학, 그리고 새로운 시작

4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본격적인 새 학기를 맞아 전국에서 신입생 입학식 및 환영회가 개최됐다. 

특히 유치원을 다니다가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입학식은 더욱 기대되는 날. 첫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부모들에게도 기쁨, 설렘과 함께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 수는 36만9441명이다. 그러나 전국에서 입학식을 치르지 못하는 초등학교도 157개교나 됐다. 우리나라의 심각한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1학년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들이 속출한 것. 

이 같은 저출생 여파는 대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전국 대학 51곳이 신입생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학년도 대입 추가모집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29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51개 대학이 총 2008명의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종로학원은 밝혔다. 

이런 와중에 만학도 입학 소식도 곳곳에서 들려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응시생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정자(83) 할머니는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사회복지전공 신입생이 됐다. 

김 할머니는 1941년생으로 2018년 평생학교에 다니며 한글부터 중·고등학교 과정까지 공부한 만학도다. 지난해 12월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손녀를 따라 숙명여대에 진학하고 싶다던 목표를 이뤄낸 셈이다. 

이제 대학생이 된 김 할머니의 목표는 영어다. 영어를 꾸준히 공부해 손주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길거리에서 외국인들과도 만나 영어로 대화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김 할머니는 지난달 19일 입학식에 앞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앞으로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다”며 “내 또래 중 나보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도 주고 싶다”고 전했다. 

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83) 할머니가 지난 2월19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숙명여자대학교 입학식에서 장윤금 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83) 할머니가 지난 2월19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숙명여자대학교 입학식에서 장윤금 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역사적으로 뜻깊은 3월

3월은 새로운 시작과 탄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역사적으로도 상징성이 큰 달이다. 

첫날인 1일은 우리나라 국경일 중 하나인 3.1절로, 일제강점기인 1919년 3월1일 당시 우리 민족이 일본 제국의 지배에 항거해 한국의 독립을 선언한 날을 기념하는 아주 특별하고도 의미있는 날이다.

일제 식민지배 하에서의 국권 회복을 위해 민족자존의 기치를 드높였던 선열들을 기리고 독립정신을 계승해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지정된 국경일이다. 

독립선언서 발표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만세 운동이 확산됐고, 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조국 광복을 위해 싸우다 순국했다.

백범 김구 선생, 도마 안중근 의사, 매헌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등 이름만 들어도 묵직함을 주는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외에도 많은 애국지사들이 불의에 맞서 목숨을 내놓고 투쟁하다 숨을 거뒀다.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될 수 있었다. 

또한 8일과 15일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날이다. 

3·8민주의거 기념일은 1960년 대전지역 고등학생들이 이승만 정부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항거해 일어난 충청권 최초의 학생운동이자 지역민주화운동의 효시. 이날은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3·15 의거는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반발해 마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다. 전국적인 시위로 확대되면서 결국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선언을 이끌어냈다. 

‘제2연평해전(2002년 6월29일)’, ‘천안함 피격(2010년 3월26일)’, ‘연평도 포격도발(2010년 11월23일)’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와 참전 장병의 공헌을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도 3월에 있다.

국민 안보 이식을 높여 국토수호 결의를 다지기 위한 기념일로,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지정해 기념식 등을 진행한다. 

아울러 유엔(UN)은 인구와 경제활동의 증가로 수질이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먹는 물이 부족해지자 경각심을 일깨우고 물이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 선포했다. 

세계 물의 날을 통해 식수 공급 관련 문제 인식, 수자원 보존 및 식수 공급 중요성에 대한 인식 증대, 정부·국제기구·비정부기구 및 민간 부문 참여와 협력 증진 달성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7월1일을 ‘물의 날’로 정해 행사를 개최해왔으나, 유엔에서 세계 물의 날 행사에 동참을 요청하면서 1995년부터 22일로 물의 날을 변경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설렘 가득한 행복 찾기

이처럼 3월은 많은 뜻깊은 날들로 채워져 있다. 게다가 꽁꽁 얼어있던 세상을 깨어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기다려진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상 ‘경칩(驚蟄)’을 앞두고 벌써부터 전국 곳곳에서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순이 움트기 시작했고, 노란 개나리와 분홍빛 진달래 등 봄꽃들도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그 중 3월의 탄생화인 수선화는 세계 여러 곳에서 희망과 새로운 시작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수선화의 밝은 노란색은 종종 태양과 연관돼 따뜻함, 긍정, 깨달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수선화는 재생, 젊어짐 등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봄 출현하는 것은 생명의 재생과 어둠에 대한 자연의 승리를 뜻한다. 

이와 함께 3월을 상징하는 탄생석 아쿠아마린도 영원한 젊음, 행복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희망과 건강을 갖게 하는 돌로 여겨져 왔다. 

중세에는 이 돌을 지니고 있으면 깊은 통찰력과 미래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믿었으며, 아쿠아마린을 담아둔 물로 눈을 씻으면 눈병이 치료되거나 심한 딸꾹질 혹은 숨이 찬 증세 등에 이 물을 마시면 곧 멎는다는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2024년의 시작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3월에 접어들었다.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달로, 사람들은 다시 목표를 세우고 마음을 가다듬기도 한다.

눈부신 햇살과 함께 봄의 출발을 알리는 3월. 설렘과 희망을 가득 안고 따뜻한 행복 찾기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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