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서거 9년 만..숙환으로 입원 치료 중 사태 악화
조용한 내조, 남편 정치적 고비 맞을 더욱 빛 발해
국힘 한동훈 “굉장히 강하고 자애롭고 세심한 분”

공공뉴스=정혜경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가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고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계 입문부터 생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 ‘정치적 동반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내조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요한 정치적 고비를 맞이했을 때 더욱 빛을 발했다.

고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정가에서 그를 추모하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숙환으로 별세..YS 서거 9년 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손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앞서 손 여사는 전날(7일) 오후 5시39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뒀다. 지난 2015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약 9년 만이다. 

서울대병원측은 “손 여사가 숙환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사태가 악화해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영면에 드셨다”고 설명했다. 

손 여사는 1928년 경남 김해서 태어나 마산여고와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는 대학교 3학년 재학 중인 1951년 결혼했다. 이후 손 여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 65년 간 부부의 연을 이어왔다.

손 여사는 ‘조용한 내조’를 한 영부인으로 평가받는다. 오랜 세월 남편을 묵묵히 지지하며 수많은 선거를 도왔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하루에 밥을 한 말씩 지어 시래깃국을 함께 대접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내조는 남편이 중요한 정치적 고비를 맞이했을 때 더욱 빛을 발했다. 손 여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정권에 저항하며 23일간 단식투쟁을 벌이던 당시 외신 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손 여사와 김영삼 전 대통령은 생전 부부애가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결혼 60주년을 기념하는 회혼식(回婚式)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인생에서 잘했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중 하나로 ‘60년 전 손명순 여사를 아내로 맞이한 일’을 꼽으며 “김영삼의 오늘이 있음은 제 아내의 한결같은 사랑과 내조 덕택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 한 뒤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 한 뒤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 與한동훈 “싸울 땐 같이 싸운 대단한 분”

손 여사의 빈소를 찾은 한 비대위원장은 방명록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산이셨던 김영삼 대통령님의 영원한 동반자, 여사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조문을 마친 한 비대위원장은 취재진이 고인과의 생전 인연에 대해 질문하자 “우리 국민 모두가 고인과의 인연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산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백년해로 하시면서 영원한 동반자로 내조하시고, 싸울 땐 같이 싸우신 대단한 분이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에서 자제분인 김현철 이사장에게 여러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굉장히 강하고, 자애로운 분이었고 세심한 분이셨다고 들었다”며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단식 투쟁을 할 때는 직접 외신이나 언론에 전화를 돌리며 대통령의 결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사님께서는 평생 신실한 믿음을 지키며 소박하고 따뜻한 삶을 사셨다”며 “신문 독자투고란까지 챙겨 읽으시며 김영삼 전 대통령께 민심을 전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정치적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셨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고 “손 여사께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보여준 묵묵한 희생과 헌신, 평생을 겸손하고 검소하게 지냈던 삶의 자세를 잊지 않겠다”며 고인을 기렸다.

한편 손 여사의 유족으로는 딸 혜영, 혜경, 혜숙씨, 아들 은철, 현철씨 등 2남3녀가 있다. 장례는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5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11일 오전 8시다.

현철씨의 아들인 김인규씨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행정관을 거쳐 국민의힘 4·10총선 부산 서·동구 경선 후보로 뛰고 있다. 김 전 행정관은 이날 조모인 손 여사의 별세로 경선 선거운동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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